Review142 전기, 삶의 개선. 실력 전기, 삶의 개선. 실력 (5월 7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끄적였던 글을 옮겨 적는다.) ▼ 내 방 형광등 2년 전쯤 대학원 강의 중 선생님께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질문하셨다. 인쇄술, 세탁기 등 다양한 답이 나왔으나, 그분의 생각은 전기였다(정확히는 전기를 다루는 기술이라고 해야겠지만…). 전기가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편리는 모두 사라진다는 것. 그동안 별로 해본 적 없는 생각이라 새로 발견한 기쁨도 있었지만, 그보다 큰 충격은 그동안 내가 너무 인문적으로 세상을 보아왔다는 반성이었다. 인쇄술을 중요하게 취급하는 이유는, 인쇄술 때문에 교회 권력, 기득권 권력이 재정립됐다는 해석이 크고, 세탁기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 역시 여성 해방, 권익 신장 같은 인문적 해석을 동반한다... 2017. 7. 16. 문명인의 삶, 문명국의 모습: 탈원전에 부쳐 문명인의 삶, 문명국의 모습 (아래 기사를 보고 든 생각을 적어봄)▲ 기사 링크: http://www.huffingtonpost.kr/jeongtae-roh/story_b_17475580.html#cb 내방 실내온도는 25도에 맞춰져 있다. 에어컨과 보일러 센서가 이중 체크를 하니 온도계 없이도 대체로 맞을 것이다. 사실 25도는 살짝 춥고 26도는 몸을 움직이면 살짝 덥다. 그 둘을 오고가다 그래도 추우면 이불이나 옷가지로 만회할 수 있는 25도의 삶이 '문명인의 삶'이라 여겨 정착했다. 나도 기본적으론 탈핵, 탈원전 쪽으로 기울지만, 그걸 위해 실제 우리네 삶의 퇴행을 볼모로 삼아야 한다면 선뜻 동의하지 못하겠다. 조금만 더 유예하면 안될까? 그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절.. 2017. 7. 16.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라이언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라이언처럼 카카오프렌즈, 특히 라이언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 더이상 뺄 게 없고, 더해도 안된다. 최소의 점, 선, 면 만으로 만든 라이언, 어피치, 튜브 등. 저 모습을 위해 더 많은 조형요소흘 동원할 수 있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저기서 머 하나만 빼도 이상해진다. 다른 캐릭터는 그렇지 않다. 좀더 빼도 될 것 같다. 포켓몬의 어떤 캐릭터에서 점선면 어떤 걸 조금 빼도 대부분 사람은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라이언은 그렇지 않다. 지금이 최선으로 보인다. 그리고 덧, 가끔 라이언을 칠판에 그리는데, 조랭이떡처럼 생긴 인중부분에서 12살짜리들이 라이언임을 바로 알아채더라.#라이언이짱이다 2017.07.15.토 2017. 7. 16. 요지가 분명한 글이 좋다. 요지가 분명한 글 요지가 분명한 글이 좋다. 어떤 글은 읽다가 글 안에서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대충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요지가 분명하지 않아 읽는이에 따라 달리 읽히는 경우다. 이런 글은 주로 '수사'나 '여백'이 많다. 또는 '애매함'과 '모호함'을 일부러 의도하기도 한다. 다 읽고 나면 뭔가 ‘풍성한’ 느낌이긴 한데 ‘시원함’과는 반대의 인상이다. 텍스트란 본래 독자의 '해석'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관점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오해와 곡해를 유발하는 글을 썼다면 그 자체로 잘못이 아닐까. 읽는이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가능성을 애초에 염두에 두었다는 설명은 핑계에 불과하다. 필자는 그저 명료하게 쓰는 게 최선일 뿐이다. 명료하게 쓰는 게 더 어렵다. 몇 편.. 2017. 7. 16. 먹기의 새로운 태도. <소리에 집중하기> 먹기의 새로운 태도. 타고나기를 가만 앉아 남들 노는 꼴은 못보는 성질이다 보니, 쇼 오락 버라이어티 리얼 따위의 온갖 예능프로그램을 즐기지 못한다. 하물며 천문학적 수입을 거둬들인다는 인터넷먹방 BJ들조차 나에겐 관심권 밖 안드로메다에 있다. 그런데, 좋아요 평균 10회의 나름 준수한(?) 페북인으로서 아침 저녁 이곳을 드나들며 먹방 BJ가 출연한 먹을거리 광고를 자연히 보게 됐다. 놀라운 건 첨엔 그냥 그런가보다 했던 것이 두세번 반복시청하는 동안 저녀석 먹방이 대체 왜 인기가 있을까 나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다는 것이다. 결론은 저놈의 '먹는 소리'였다. 지나치게 쩝쩝거려도 안되지만,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 건 전혀 먹음직스럽지 않다. 적당히 야물딱지게 썰고 베고 부수는 치아의 왕복운동을 소리로 .. 2017. 3. 5. 철학과 출신 대선후보의 한계? 지못미 안희정. (나도 궁금해서 들어봤다) 철학과 출신 대선후보의 한계? 기사보기 --> 클릭 CLICK 1. "누구의 주장도 선의로 받아들인다. 그것이 대화와 논의를 시작하는 전제다."2. "어떤 대상이든 합리적 의심의 눈을 통해 분석적으로 살펴야 한다." 위 두 명제는 모두 참이다. 단 거시적, 추상적 차원에서다. 둘 다 매우 지나치게 일반화된 문장이기 때문에, 함께 놓으면 어쩔 수 없이 모순적이다. 하지만 우린 굳이 둘 중 하나가 틀렸다 말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정치이든 삶이든 거시적으론 특정 가치의 실현을 말할 수 있고 때론 그래야 한다. 그런데 구체적 대상을 대할 땐 늘 조심해야 한다. 세상일은 한 가지 가치와 논리로만 접근하기엔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단순화하면 오히려 독선적이거나 그 자체.. 2017. 2. 21. 전쟁불사를 외치는 사람들.. (전쟁불사를 외치는 분들이 자꾸 눈에 띄어서..) 전쟁의 공포 이미 오래 전 기억인데.. . 군대에서 비서실에 근무하면서, 나는 매일 란 것을 볼 수 있었다. 현장사진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어서 무척 놀랄 때가 많았는데, 지휘관들은 안전교육 때 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사고는 전방에서 훈련 중 발생한 였다. 무반동총은 탄환이 발사될 때 반동이 없는 대신, 뒤쪽으로 후폭풍이 발사되는 화기였다. 그 후폭풍의 위력이 엄청나서, 보통 120도 각도로 십수미터 후방 전체가 살상반경이다. . 당시 탄환이 발사되지 않고 총열에 걸리는 문제(불발)가 발생하였고, 갓 부임한 소위는 성급하게 화기의 후면에 손을 대고야 말았다. 불발 시 1분여를 대기한 후 조치하여야 한다는 안전매뉴얼을 잊었거나 무시한 것.. 2017. 2. 20. [영화] 친구가 쓰는 영화평: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영화] 친구가 쓰는 영화평. “최고의 감동실화” 이 흔한 문구. 사람들은 '감동'을 참 좋아하니까. 감동을 느끼면 대체로 '만족'스럽고, 그 작품은 대체로 '좋은' 작품으로 인정하는 게 우리의 정서다. 그런데 이 감동이란 게 대체 어떤 감정상태를 말하는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말로 표현하려면 더욱 어려울 것 같다. 사전에는 “깊이 느껴 마음이 움직임"이라고 나오는데, 영어 moving과 찰떡같이 어울린다. 그렇다고 바로 이해되는 건 아니다. 이 감동의 정체를 좀더 생각해보면, '슬픔', '고통', '기쁨' 등의 감정으로부터 파생하는 2차감정의 한 형태가 아닌가 싶다. 깊이 느껴 움직이는 마음이라고 했으니 일단 그 ‘느낌’이 무언지 알아야 하고, 후보군에 저 세 감정을 생각해 본 것이다. 움직이는 마.. 2017. 2. 3. <2017호주오픈 클래식매치> 페더러 vs. 나달 페더러 vs. 나달 그야말로 세기의 대결다웠다. 생방사수는 최고의 결정이었다!! 10년간 응원한 나달이 패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지만.. 결국 멘탈이 승리를 가르더라. 라이벌이란 단어가 이들 만큼 그럴싸한 예가 또 있을까. 철저하게 대립되는 플레이스타일과 그에 따른 완벽한 상성 때문이다. 게다가 쓰는 손마저 다르다(오른손 페더러, 왼손 나달). 그냥 그대로 스토리가 써진다. 테니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수라는 '황제' 페더러. 서브, 포어핸드, 백핸드, 발리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그의 플레이는 늘 영리하고 우아하다. 오늘 페더러의 원핸드백핸드를 처음 본 큰누나는 그 특유의 우아함에 연신 감탄하다 말고, 황제의 완성은 역시 얼굴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수년의 도전 끝에 기어코 황제를 뛰어넘은 나달.. 2017. 2. 3.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