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사회&문화

에일리, 이수근 사건에 부쳐

by 한량소년 2013. 11. 12.

[에일리 이수근 사건을 보며 안타까움에..)

어제 11월 11일의 화두는 롯데를 흉내냈다는 일본업체의 빼빼로공습도,
가래떡데이까지는 알겠는데 무슨 닭다리데이인가 하는 신선한(?) 작명도 아니었다.

단연 가수 에일리와 이수근(그외 생략)이었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이렇게 남들 사생활에 관심이 많았었는지…
잠들기 전 갑자기 ‘이건 먼가’하는 생각이 들어 몇줄 적어본다. 

우선 에일리의 누드사진이 유포됐다 하여 온 나라가 들썩였다.
누드사진이 누드동영상(모검찰간부 무협의 처분)을 누른 꼴이다.
평소 외모보다는 가창력이 맘에 들어 좋아했었는데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어 참 안타깝다.
이례적으로(그동안 보통 무대응 혹은 법적대응 운운했었다.) 소속사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별 효과는 없어보인다..
속옷모델이 어쩌구 저쩌구하여 전 남친에게 흘러간 사진이 유출되었다 한다.
전면 부인보다는 차라리 정면돌파를 선택한 듯한데, 눈물겨울 뿐이다.

그런데 드는 생각.
에일리 누드사진이 머 대수인가.
포르노를 찍은 것도 아니고(사실 그것도 본인 선택사항이지만,)
그저 나체사진 몇장이 타의에 의해 유출됐을 뿐인데 말이다.(이건 전적으로 사생활문제다.)

이 사건에서 ‘나쁜놈’은 사진을 유출한 전남친과 언론사인지 사이트인지 하는 패거리 아닌가.
에일리는 그저 ‘피해자’일 뿐이다.
어서 저 나쁜놈들을 잡아 사방이 꽉 막힌 곳으로 보내주기 바란다.

그런데 이 사건을 보자 마자 나도 마찬가지고, 친구들 역시
“에일리 훅 갔네~”라는 말이 먼저 나오고야 말았다.
사실 이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현실인식’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은 쭈욱 그래왔으니까.

나는 이게 못마땅하다.
왜 우리 사회는 저 불쌍한 여가수의 ‘퇴출’을 걱정하게 만드는가?
에일리는 집에 가서 엄마 아빠한테 혼나고 싹싹 빌면 될 일이다.
그녀가 가요계를 떠나게 된다면 지금처럼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그 자신의 ‘결정’ 에 의해서여야 맞는 것이다.(사실 스스로 그런 판단을 할 필요도 전혀 없다.)
혹시나 잠시 떠나기로 한다면,
그 기간은 엄마 아빠에 뽑힌 머리카락이 자라는 동안이면 족하다.

이 사건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에게
“에일리는 나중에 사람들이 받아주지 않을까?” 라고 묻자
“우리나라 사람들 아직 그리 안 너그러운 듯” 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역시 아직 우리나라는 관대하지 않다.
그리고, 여자들 정말 남자 잘 만나야 한다.

같은 시간 이수근 등이 연루된 도박사건이 올라왔는데,
판돈이 몇십몇백억이 되었다 카더라 하는 이야기에는 사실 별 관심이 가지 않는다.
난 그저 그들(연예인)이 왜 그렇게 도박에 빠지는가 하는 것이 궁금할 뿐이다..

나는 도박을 하지 않으니(정확히는 큰 판돈을 거는 도박을 ‘못할' 뿐이다.) 잘 모르지만,
도박은 정말 재미있는 놀이이거나 스포츠인 것이 분명하다.
패가망신을 각오하고도 그렇게 몰려드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갬블러'라는 직업도 있다. 아이러니다.

도박을 전문적으로 하면 직업을 얻고 방송출연도 하고 이름도 날리지만,
도박을 비전문적으로 하면 직업을 잃고 방송퇴출도 되고 이름도 날리는(안티만 느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연예인이 큰 판돈으로 도박을 하여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그 도박의 ’장'를 제공한 세력에 대해서도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나.

글을 마치기 전에
에일리와 이수근 사건을 종속사건이 아닌 독립사건으로서 간주하였음을 밝힌다.(음모설을 제기하는 불순한 세력이 있어서..)
그나저나 요즘 모처럼 ‘신화’가 잘 나가는 것 같던데,
앤디 빼고 신화통신 가는건가?

2013.11.12.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