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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스포츠18

한국은 운이 좋다. [일본과 벨기에의 패배]를 보며. 이번 대회 가장 운 좋은 팀은 대한민국인 것 같다. 첫 경기 전에 사우디와 일본이 대어를 잡아줘서 자신감을 심어주더니만. 두 번째 경기 직전엔 일본과 벨기에가 살신성인으로 교훈을 준다. 일본은 90분 동안 공만 열심히 돌리다 만 최악의 비효율축구 끝에 이번 대회 유효슈팅 하나뿐인 코스타리카에 일격을 당했다. 독일전 때 우측 측면을 휘저었던 이토 준야는 왜 안 나왔는지, 에이스 미나미노와 독일전 결승골의 주인공 아사노는 왜 후반전 다 끝나서나 등장했는지, 참 여러 가지가 의문인 경기였다. 새로 나온 몇몇 선수는 이렇다할 실적 없이 결국 교체돼 나갔고, 카마다는 키플레이어로서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스페인에 일곱 골을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케일러 나바스는 오늘 일본을 제물 삼아 옛 명성을 되찾았다. 전 .. 2022. 11. 28.
사우디가 레반돞에 당하다. [사우디vs.폴란드]전 아르헨을 이길 때 사우디는 라인을 한참 내리고 촘촘한 대형으로 상대에 맞섰는데, 오늘은 정반대로 스피드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전략으로 나왔다. 폴란드가 아르헨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느리고 빌드업이 강하지 않은 팀인데다 아르헨을 누른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알 도사리, 칸노 등을 중심으로 마치 스페인이나 남미팀의 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 하지만 폴란드에는 레반돞이 있었다. 폴란드는 사우디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스트라이커로 나온 레반돞은 김민재의 팀동료 지엘린스키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주고 어시스트를 기록한다. 전후반 내내 집중 견제를 받던 레반돞이었지만, 후반 들어 허술해진 상대 수비의 빈틈을 노려 드디어 첫골.. 2022. 11. 27.
아시아가 베일도 이겼다. 감독의 눈: [이란vs.웨일즈] 리뷰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발견한 [청룡영화제]에서 수상한 배우들이 모두 한결같이 감독에게 영광을 돌린다. 시나리오도 감독이 쓰는 경우가 많고 감독의 기획과 판단에 따라 영화의 상당한 부분이 결정되니까. 축구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감독에 따라 팀의 역량과 색깔은 많이 달라지니까. 차이가 있다면 영화 감독은 기획과 촬영 모든 과정에 개입하고 마무리 편집도 본인이 통제하지만, 축구 감독은 경기가 시작된 이후에는 제한적으로만 개입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축구에서 결과를 만드는 것은 결국 선수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리고 책임은 감독이 진다. 그래서 축구 감독이 어렵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월드컵을 봤지만, 이번 월드컵은 그 어느 때보다 ‘감독의 눈’으로 경기를 본다. 스포츠는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 2022. 11. 26.
벤투 4년 더? [한국vs.우루과이]전 관전평 동네 호프집에서 경기를 보고 돌아온 후 간단히 후기를 남긴다. 우리 대표팀 오늘 정말 잘했다. 4년간 연마한 벤투표 빌드업축구가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 이 정도 경기력을 보여준 적이 과연 있었던가 싶다. 1. 빌드업축구가 되네? 4년 내내 연습하고 끈질기게 스타일을 고집하니 결국 됐다. 오늘 경기는 내가 본 벤투호 역대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사우디와 일본의 선전을 보면서도 한국팀에 대해서는 나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빌드업능력과 조직력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 10분 정도가 지났을 때 내가 틀렸음을 깨닫게 되었다. 벤투감독은 팀을 정말 제대로 바꿔놨고, 선수들의 역량도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킬 정도였으니까. 우루과이의 발.. 2022. 11. 25.
아시아가 독일도 이겼다! [일본vs.독일] 전 관전평> “뤼디거 인마 축구 그딴식으로 하면 안 된다!” 어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이런 일이. 너무 신나서 말이 안 나온다.ㅎㅎ 일본이 독일을 이겨버렸다. 0대1로 끌려가다 2:1 역전승. 일본이라면 무조건 져야 속이 시원한 한국인이 많은 걸 잘 알지만, 나는 월드컵에서만큼은 일본이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일본은 탄탄한 기본기와 특유의 패스축구로 강팀을 상대로도 곧잘 대등한 경기를 해온 팀이기 때문에, 특히 기대가 컸다. 사우디에 이어 어쩌면 일본도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예감. 1. 일본의 승리 예감 일본이 이길지도 모른다는 예감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는데, 독일은 여전한 강팀이긴 하지만 요즘 예전보다 확실히 클래스가 떨어져 보인다는 게 첫 번째다. 지난 월드컵부터 보여준 부진한 모습은 클로제 이.. 2022. 11. 24.
아시아가 메시를 이겼다. 카타르월드컵 관전평: [사우디vs.아르헨] 전 오늘은 피곤해서 경기를 안 보려다가 메시의 Last Dance 만큼은 그래도 봐야 하지 않겠나 싶어 퇴근과 동시에 TV 앞에 앉았다. 상대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약체군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아시아팀 사우디아라비아. 지난 경기에서 카타르와 이란이 너무 실망스런 경기를 보여준 탓에 이번 경기에선 또 얼마나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지 시작 전부터 걱정이 들었다. 물론 나는 90년 이태리월드컵부터 마라도나와 아르헨티나를 애정했던 사람이지만, 오늘 경기만큼은 심정적으로 사우디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해설 이번 지상파3사의 해설진은 어제와 약간 달랐다. KBS는 남현종, 한준희, 조원희. MBC는 어제 이란 경기와 같은 김성주, 안정환, 서형욱. SBS는 특이하게도(?) 배성제, 박지성, 이승우였다. MBC는 어제 이.. 2022. 11. 23.
카타르월드컵 해설진 감상평 - [잉글랜드vs.이란] 전을 중심으로 경기는 아쉽게도 이란의 대패. 구자철의 말대로 잉글랜드가 잘하는 것인지, 이란이 못하는 것인지 헷갈리는 경기였는데, 이란이 전반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잠그는 전술을 구사했다면 실점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물론 같이 본 축린이 눈에도 보일 만큼 실력차가 확연했기 때문에 어차피 대패를 막긴 어려웠겠지만. 어제 카타르도 그렇고 이란까지 이런 참패를 당해버리니 포르투갈전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건 그렇고, 이번 월드컵은 같은 경기를 세 방송사가 따로 중계를 편성하니 채널을 돌려가며 관전하는 게 나름의 재미이기도 했다. 그 후기를 남긴다. 해설진 편성은 다음과 같다. MBC: 김성주, 안정환, 서형욱 / SBS: 배성제, 박지성, 장지현 / KBS: 이광용, 구자철 개인적으론 선출해설가보다 전문해설가.. 2022. 11. 22.
맥그리거로부터 배우기: 메이웨더 vs. 맥그리거 배틀 이후. MayMc Battle, 맥그리거로부터 배우기 ▲ 출처: http://www.insight.co.kr/news/117621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배틀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한바탕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지만, 나 또한 본방사수를 위해 두세 시간을 성실하게 기다린 사람으로서 더는 할 말이 없다. 각각의 통장에 수천수백억이 꽂히는 데 불과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은 그저 황당할 따름이지만(어쩌겠는가. 그것이 슈퍼스타경제학의 원리인 것을..), 경기를 생방으로 지켜본 사람으로서, 맥그리거에게 배운 게 많아 여기에 적는다. 일단 간단히 감상평부터 해보자. 이번 경기는 의외로 맥그리거가 선전한 경기였다. 나는 그가 6회 정도에 KO 당할 줄 알았다. 메이웨더가 조심스럽게 플레이 한 면도 있겠.. 2017. 8. 29.
<2017호주오픈 클래식매치> 페더러 vs. 나달 페더러 vs. 나달 그야말로 세기의 대결다웠다. 생방사수는 최고의 결정이었다!! 10년간 응원한 나달이 패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지만.. 결국 멘탈이 승리를 가르더라. 라이벌이란 단어가 이들 만큼 그럴싸한 예가 또 있을까. 철저하게 대립되는 플레이스타일과 그에 따른 완벽한 상성 때문이다. 게다가 쓰는 손마저 다르다(오른손 페더러, 왼손 나달). 그냥 그대로 스토리가 써진다. 테니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수라는 '황제' 페더러. 서브, 포어핸드, 백핸드, 발리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그의 플레이는 늘 영리하고 우아하다. 오늘 페더러의 원핸드백핸드를 처음 본 큰누나는 그 특유의 우아함에 연신 감탄하다 말고, 황제의 완성은 역시 얼굴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수년의 도전 끝에 기어코 황제를 뛰어넘은 나달.. 2017.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