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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Mento

지극히 현실적인 온라인수업: 3. 단순하게, 한 발 드리블 먼저~

by 한량소년 2020. 4. 11.

온라인수업을 어렵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많은 정보 때문이기도 하다. 정확하게는 새롭게 배워야 할 기술이 너무 많아 보이니 어려워 보이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정보가 쏟아지고 이것저것 비교해 보여주는 자료도 차고 넘치니, 나만 뒤쳐지는 것 같고 열심히 해도 티가 안 날 것 같아 의욕을 잃기 쉽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없어도 그만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적당히 타협해서 내게 꼭 필요한 툴(tool)로 내 주변을 단순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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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카오톡 오픈채팅.

 

카카오톡 오픈채팅은 링크만 누르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채팅방이다. 굳이 페친을 맺을 필요가 없다. 선생님이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학생과 학부모 모두를 가입시키는 것을 권한다. 이 방은 학급관리 SNS나 학습관리 LMS를 운용하는 전 단계를 위한 것이다. 일단 모든 공지를 여기서 한다. 공지를 안 보면 메시지 옆에 숫자가 남기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가 공지를 확인하지 않았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학부모들도 그 상황을 확인할 수 있음을 뜻한다.

주의할 점은 공지방이 '채팅방'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직 선생님만 공지를 하고 어떤 대화도 나눠서는 안 된다. 혹시 질문을 하고 싶다면 선생님께 개별 문자나 전화, 이메일을 이용하게 한다. 선생님은 개별적으로 나눴던 상담이나 Q&A 중 공통에 해당하는 사항은 하나로 정리해서 매일 퇴근시간 무렵 전체 공지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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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급밴드 활용

 

학급SNS를 무엇으로 하는 게 좋을까? 이건 이견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되기는 하지만, 나는 이번 사태에서는 네이버 밴드를 권한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 뿐 아니라, 과도한 트래픽이 예상되는 위기상황에서 네이버 만큰 안정적 서버를 갖춘 곳은 없기 때문이다. 이미 ebs, e학습터, 위두랑 등은 여러차례 서버 문제를 노출한 바 있고, 전면 개학 이후엔 더 큰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클**팅은 내가 지난 몇 년간 잘 사용했었지만 비슷한 이유로 걱정이 된다. 과거에도 앱튕기기, 업로드오류 등 많은 문제를 노출했었다. 촌각을 다투지 않던 시절엔 그냥 리부팅하고 말았지만 지금과 같은 전면 온라인수업 상황에는 이것들이 문제가 된다. 서버가 어느 정도로 버틸 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하*클*스는 선생님이 번호를 노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평시가 아니라 이런 비상시에 과연 끝까지 번호를 가릴 수 있을까?

이 모든 게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밴드에서 학생을 광고에 노출시키는 것도 달갑지 않다. 하지만 학생을 이미 컴퓨터와 스마트폰 앞에 '강제로' 세운 이상 광고를 겁낸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기외에도 밴드는 1시간 동영상 업로드, 밴드live 등 남주기 아까운 기능이 차고 넘친다. 아마도 이번 일을 계기로 네이버도 밴드edu 같은 걸 출시해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도약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뇌피셜 희망회로를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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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ZOOM

 

줌이 좋은 이유는 다들 아실테고, 요즘은 보안이슈 때문에 줌을 쓰면 안된다는 주장들도 자주 보인다. CEO가 중국계라는 음모론부터 해킹, 개인정보 노출 등 과도한 불안이 퍼지고 있다. 그런데 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줌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매체를 활용해 본 바, 줌이 가장 직관적이고 편하다. 일단 사용자가 편해야 손이 자주 가므로 이는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이점이다. 내가 수백명의 교사와 일부 학생에게 가르쳐드려보니, 누구나 30분이면 웬만한 작동법은 익힐 수 있었고 필요한 기능을 설정에서 쉽게 찾아 조작할 수 있다고 하셨다.

이미 보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비밀번호를 의무로 설정한다거나 대기방 모드를 설정하는 등의 조치가 있었고, 호스트가 스스로 몇 가지 설정을 통해 문제가 될 것들을 미리 대비할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예상되는 불안은 다른 화상회의 툴에도 해당한다. 저작권/초상권 침해, 음란물 유포 등의 위험이 그렇다.

물론 다른 대안들도 충분히 훌륭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처음엔 무조건 쉬운 걸 써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익숙해지면 더 마음에 드는 걸로 갈아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양손드리블'을 시도할 필요 없다. '한손드리블'이 익숙해지면 저절로 '양손드리블'도 하고 싶어지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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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파워포인트

 

파워포인트는 누구나(심지어 초딩4학년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작툴이다. 파워포인트로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것 말고도, 간단한 조작 만으로 강의 동영상, 화면캠쳐(동영상 저장) 등을 할 수 있다. 화면을 녹화하면서 낙서기능을 쓸 수도 있다. 굳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배울 필요가 없다. 있는 걸 잘 사용해 보자. 사용법이 궁금하다면 그냥 유튜브에 '파워포인트 동영상 만들기', '파워포인트 화면캡쳐'를 입력해 보자.

몇몇 시도교육청(경기도 포함)은 이미 수년 전부터 MS의 오피스365 라이센스를 계약해 사용하고 있어서 소속 교원과 학생(아마 학부모도)이 @cloud.goe.go.kr 계정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오피스365는 구글드라이브 같은 온라인 문서도구 기능도 하지만, 라이센스 계정당 5개 장비까지 오피스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는 권한도 준다. 이 좋은 걸 두고 무얼 쓰는가?

 

오피스365 계정이 있으면 이렇게 오피스를 설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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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더 필요 없을까?

 

그외 좋은 것 참 많다. 더 편리하고 능숙하고 빠르게 작업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더 배우면 된다. 유튜브도 배우고, 동영상편집도 배우고, 태블릿이나 스마트펜으로 글자와 그림을 예쁘게 쓰고 그리는 법도 배우자. 랜카드를 사서 교실에 와이파이존도 만들고, 구글클래스룸이나 팀즈로 스마트하게 과제를 관리해보자. 단 여력이 된다면 말이다. 온라인수업을 위한 기본 툴로서 난 이 이상이 모두 '선택사항'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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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얘기했지만, 한발드리블 먼저 제대로 하자. 왼발만 썼던 아르연 로벤은 알고도 못 막았다. 끝.

 

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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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0.금

 

#요즘메시는오른발도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