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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어느 농경인의 바다觀

by 한량소년 2020. 7. 15.

<어느 농경인의 바다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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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깊숙한 곳(충주)에서 자라고 얻은 자산 중 하나가 바다를 향한 끊임없는 '생소함'이다.

바다를 그저 '언급하는 것'과 '지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가까이 느끼는 것'은 엄연히 다른 차원 같은데, 가상이든 실제든 아무리 바다를 보고 다녀도 바다가 가깝게 여겨지지 않는다.

오이도에 조개구이를 먹으러 가고, 평창에서 강릉을 들러 보고, 일하러 부산이나 통영을 가도 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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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다를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이 꽤나 특별해 보였다.

농경인의 유전자가 짙다는 한반도인에게서 '바다인스러움'은 그야말로 특별한 재능 같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위험을 무릅쓰는 용기 차원이 아니더라도, 바다 위를 떠다니거나 심연으로 들어가는 삶 자체가 여전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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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는 또 다른 이유로 어색하다.

현대적 삶은 그대로 누리면서도 삶 가까이 바다를 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바다가 공원, 호수 따위와 같은 그저 집근처 '조경공간'이 되었을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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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면 알라나. 물론 이 생애엔 글렀다. 끝.

(그래서 렌즈에만 담아옴)

 

 

2020.06.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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