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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내 생일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인가.

by 한량소년 2015. 5. 5.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에도 옮긴다.)


5월 1일.

내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연구실 사람들이 모여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대충 몰래 넘어가려 했는데 들켜버렸다(?).

아주 고마운 분들이다..





아무렇지 않게 축하를 받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생일에서 내가 진짜 주인공 대접을 받아도 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나는 내가 태어난 그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나의 생일날 별다른 축하를 받지 못하고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을 때에조차 나는 그다지 아쉽지 않았었다. 


오히려 나보다 그날을 가장 뚜렷이 기억하는 사람은 나의 부모님, 즉 엄마와 아버지일 것이다.
여러모로 미운 아들이지만, 오늘 하루 우리 부모님은 내가 태어나던 그날을 진심으로 추억하고 계시겠지..


엄마가 나를 낳은 그날 가장 축하받은 사람은 누구인가? 
내가 아니라 나를 낳으신 우리 엄마와 아버지가 아니었겠나.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다음 해부터 내 생일의 주인공은 엄마가 아니라 내가 되었다. 

나는 잘못된 것을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집으로 간다.
부모님께 아들을 보여드리러 간다.
내가 태어난 그날(1982년 5월 1일)을 가장 추억하고 계실 그분들을 위해,
내 생일을 축하해드리기 위해 말이다.


2015.05.01.(금)


그렇게 다행이 미역국은 얻어 먹었다.ㅎ


2015.05.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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