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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물리&과학

열소(Caloric)란 것이 있었다고?

by 한량소년 2014. 4. 9.

열소(Caloric)란 것이 있었다고?


열, 온도, 열에너지

일반적으로 열과 온도, 열에너지 등의 용어를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세 용어는 엄연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熱)은 따뜻한 정도가 서로 다른 두 물체가 접촉했을 때 높은 온도의 물체에서 낮은 온도의 물체로 이동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그러나 물리학에서는 열과 에너지의 개념을 분명하게 구분하며 에너지의 이동 형태로 정의한다. 열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온도가 높음"의 뜻으로 많이 쓰이며, 열전도열대류열복사의 방법으로 이동한다. 
온도(溫度, 영어: temperature)은 물질의 뜨겁고 찬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량이다. 온도는 물리학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물리량 중 하나이다. 
열에너지는 뜨거운 물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내부에너지’처럼 내부 원자의 운동과 진동을 고려하지 않고도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단어가 정의하기 어려운 "열에너지"라는 단어보다 자주 사용되고,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출처:위키백과)



열소라는 것이 있어?


17~18세기, 유럽에서는 열에 대해서 흐르는 유체(즉 열소)라는 주장과 물질의 운동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함께 공존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과 사람들은 열소(Caloric)라는 것이 있어서 뜨거운 물체에서 차가운 물체로 열소가 이동한다고 여겼다. 특히 당시 영향력있는 과학자였던 Joseph Black은 열량보존(conservation of heat)개념으로부터 물질보존(conservation of matter) 개념을 유추하여 heat fluid(=Caloric)의 존재를 주장하였다. 열소이론은 온도가 다른 물체 간의 열흐름을 매우 잘 설명하였고,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플로지스톤설를 반증했던 Lavosier 역시 열소이론을 지지하였다. 열소는 물질의 표면이나 주변에 붙어다닌다고 여겼다. 즉 열소가 많이 붙어 있으면 그 물질은 많은 열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높은 온도를 나타낸다는 설명이었다. 열소이론은 온도에 따른 물체의 부피변화도 잘 설명했다. 

그러나 열소이론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첫째는 만약 열소가 물질이라면 무게를 가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게를 가진 열소에 의해 어떤 물질이든 온도에 따라 무게는 달라져야 했지만,  어떤 실험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열소주의자들은 열소는 무게를 가지지 않는 어떤 특별한 물질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둘째로 열소는 열을 수반하는 모든 과정에서 보존된다는 것이었다. 



열소는 무슨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적한 사람이 Rumford백작(Benjamin Thompson)이었다. 그는 대포의 포신을 만들기 위해 쇠를 깎아 구멍을 뚫는 것을 관찰하면서, 쇠를 깎는 동안 대단히 많은 양의 열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열소이론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열소이론대로라면 쇠를 오래 깎은 뒤에는 열이 나오지 않아야 할텐데, 쇠를 깎으면 깎을수록 더 많은 열이 나오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열소라는 것이 무게 없는 실체라는 것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오랜 기간의 실험 끝에 “열과 관련한 어떤 무게를 가진 물질을 식별하지 못했다.”고 발표하며, 열은 쇠를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들의 운동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후 Humphry Davy(패러데이의 스승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역시 얼음 덩어리들끼리의 마찰을 통해 열을 발생시키는 실험을 보여줌으로써 열은 운동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벤자민 톰슨(출처:위키백과)





반전과 반전


열이 분자들의 운동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은 이후 많은 관심을 받게 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바로 복사열에 대해 설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19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빛에 대해 입자라는 견해가 우월한 상태였다. 특히 뉴턴과 데카르트 등의 앞서의 위대한 과학자들 역시 빛은 입자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열소주의자들은 빛이 입자인 것과 마찬가지로 열 역시 입자(열소)라고 간주하였고, 태양으로부터 입자의 형태로 날아온 복사열이 물체에 닿아 열소가 늘어난다는 설명은 무척 그럴싸했다. 

그러던 중 반전이 일어난다. 1825년 Thomas Young이 그 유명한 이중슬릿실험을 바동으로써 빛의 간섭현상을 입증한 것이다. 빛이 파동이라면 태양빛의 복사열은 입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파동을 통해 전달된 에너지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즉, 열이 진동(운동)으로서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의견이 강한 설득력을 갖게 된 것이다. 그 뒤 열과 다른 에너지와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에너지보존법칙이 확립된 이후에야 열소이론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에너지보존법칙의 확립


 대표적인 사람이 Julius Mayer였다. 그는 열대지방을 여행하던 도중 선원들의 정맥 색이 붉은 것을 보고 에너지와 열의 관계를 처음 추측하였다.(사실 이건 오개념으로 드러났다. 온도에 따라 혈액색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수소들을 용기에 집어넣고 한쪽면을 피스톤으로 막은 뒤 추를 올려놓아 일정한 압력을 준다이 상태로 가열하게 되면 기체는 팽창하여 부피가 증가한다밀폐하여 가열하였을 경우에는 열용량이 2.4cal이였지만 팽창을 자유롭게 하였을 때는 3.4cal이였다마이어는 "열량이란 압력에 저항하여 부피를 증가시키는 능력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압력에 대하여 부피를 증가시키는 것은 일을 한다는 것과 동일하여 "열이란 일을 하는 능력이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이러한 능력은 [에너지]라고 정의가 되어 있었는데 "열은 에너지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James Jules은 Mayer가 일을 시켜서 열에너지를 계산한 것과는 반대로 열에너지를 통해 일을 계산하였다핸들을 돌려 추를 끌어올려 위치에너지를 증가시킨다그리고 핸들을 놓게 되면 추가 떨어지면서 물 속의 교반기를 회전시키는데 이는 추 의 위치에너지가 교반기의 운동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이다모든 실험이 끝난 후 물의 온도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정확히 위치에너지의 양과 같다줄의 실험은 열이 에너지라는 것을 입증함과 동시에 에 너지의 형태가 변하고 여러 과정을 거쳐도 그 전체 양은 줄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후 ‘이란 일 종의 운동이라는 생각은 널리 받아들여졌고, 에너지보존법칙은 다양한 과학분야를 연결하게 되었다.

▼ 줄의 실험장치(출처:위키백과)



그 후 열소이론은 사라졌지만, Caloric 이라는 단어는 열량을 나타내는 Calorie(칼로리)로 이어졌다.


본문의 내용은 다음 문헌을 참조하였습니다.
▷ Stephen G. Brush & Gerald Holton (2001). Physics, the Human Adventure: From Copernicus to Einstein and Beyond, Rutgers University Press. 3 edition.


2014.04.09.(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