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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rcise

[야구] 사회적 아니 물리적 거리 늘리기: 타격레슨 2일차

by 한량소년 2020. 7. 15.

<사회적 아니 물리적 거리 늘리기: 타격레슨 2일차>

 

Justin Turner

 

지난 주에 배운대로 두 발을 11자로 모은 뒤 왼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스윙하는 연습을 계속 했다. 헤비볼을 치는 훈련에서는 지난 주보다 확연히 나은 타격감을 보여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타구가 좌측으로 쏠리는 것은 고쳐지지 않았고, 공의 중심을 정확하게 타격하지 못하는 문제도 여전했다.

 

티배팅 훈련에서는 공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는데, 가끔 드라이브가 걸린 타구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공의 윗부분을 타격하는 일이 잦음을 알 수 있었다. 지나가던 코치님께서 한 말씀 하시길, "왼발을 땅에 찍고 나서 상체가 들리면 공의 윗부분을 치게 돼요." 아하! 무슨 얘긴지 잘 알겠다. 내가 왜 이걸 자꾸 놓치는지...

 

예전에 코치님께서 타자는 공을 약간 옆으로 꼬라보듯 해야 한다고 하신 적이 있다. 방망이를 들고 있을 때는 이게 잘 된다. 그런데 방망이를 끌어내 공을 타격하는 순간이 되면 고개가 돌아가며 상체가 들리고 방망이는 어김없이 공의 윗부분을 때리는 문제가 심심찮게 생기는 것이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범하는 실책이다.

 

투수 레슨 때도 그랬다. 코치님께선 늘 내가 왼발을 내딛고 공을 손에서 놓는 순간 상체를 위로 든다고... 타격 때도 마찬가지인 거다. 이게 누가 옆에서 봐주지 않으면 혼자서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그리고 늘 지적해주지 않으면 금세 원래대로 돌아가 버린다. 타격이든 투구든 일부러 의식적으로 누르고 누르고 해야 그나마 될까 말까다.

 

다음으로 오른발에서 왼발로 체중을 이동하며 몸을 움직이는 연습도 한다. 몸은 가만 있고 왼발만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른말로 몸의 중심을 확실하게 앞으로 밀어주며 나아가야 한다. 정확하게는 체중이 왼발로 옮겨졌다기 보다는 왼발이 나가면서 체중의 50%를 좌우 양발에 꾸준히 유지하는 게 포인트다.

 

내 타격 동작을 옆에서 찍어 보면, 내가 아주 의식적으로 체중이동을 하지 않는 이상 왼발이 앞으로 나가는 만큼 몸의 중심이 충분히 앞으로 나가지 않는 걸 알 수 있다. 즉 왼발을 앞으로 내밀긴 하는데 몸의 중심은 여전히 오른발쪽에 60-70% 가량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럼 날아오는 공을 제대로 밀어낼 수 없다. 체중이동법을 제대로 익혀야 한다.

 

소싯적 복싱을 배울 때 가볍게 앞뒤로 스텝을 뛰는데, 이때 체중은 앞발(나는 왼발)에 비중을 많이 두고 뒷발(오른발)은 앞꿈치만 바닥에 대고 뒷꿈치를 든 상태가 된다. 그러다 앞으로 전진할 때는 뒷발로 몸을 앞으로 밀어줘야 하는데 골반을 중심으로 몸 전체가 앞으로 튕겨져 나가는 게 핵심이다. 처음 배우는 사람은 이게 잘 안 돼서 앞발만 앞으로 나가고 골반과 상체는 뒤에 매달리는 자세가 되곤 한다.

 

모든 운동이 비슷하다. 코어를 중심으로 체중을 양발에 잘 분배하고, 힘을 쓸 때는 몸의 중심이 함께 적극적으로 이동해야 한다. 어느 한 운동을 제대로 배우면 다른 운동을 할 때도 이게 잘 된다. 유튜브에도 자주 보이는, <000선수가 XXX운동도 잘할까?>류의 콘텐츠가 이를 잘 보여준다. 또는 여러분 주변의 선출들이 다른 운동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아무튼 조금 더 나아지긴 했지만 내 타격폼은 영 불만스럽다. 아직 2주차라 너무 조급해도 안 되겠으나, 수년간 몸에 익은 고벽이 쉽게 나아질 리도 만무하기에 기대반 걱정반이다. 돈을 쓰는 만큼 발전이 있어야 할텐데... 터너, 벨린저처럼 치진 못해도 그들과 폼이라도 비슷해지는 걸 목표로 한다.

 

자고로 운동이란 퍼포먼스 만큼이나 태가 중요하기 하기 때문이다. 끝.

 

2020.03.2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