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전선(front line)'이란 게 있다. 보통 아군과 적군이 대치하는 곳들을 연결한 가상의 선을 말한다. 맨 앞을 1선, 뒤를 2선, 그 뒤를.. 보통 이런 식으로 부룬다. 대개 우리편이 유리하든 불리하든 전선을 유지하면서 싸우는 게 보통이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어느 한 부분이 치고 올라가거나 밀려 내려가면 그에 맞게 전선을 다시 조정하거나, 애초에 그렇게 불쑥 튀어 나오거나 들어가는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전력을 균등하게 배치한다는 뜻이다.
전선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전쟁영화를 즐겨 보았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너무 잘 싸워 홀로 적진 깊숙히 진출한 부대는 그 바람에 적진들 사이에 고립돼 집중공격을 받게 되거나 후방으로부터의 보급로가 차단돼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 반대로 적군의 일부가 아군 지역 깊숙히 침투하는 경우엔 반대로 그들을 고립시킬 수 있다. 전선이 혼란해지는 건 모두에게 부담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전선을 유지하며 차근차근 전진하는 게 일반적 전략이다. '총력전' 형태의 전쟁에서 전선은 특히 중요하다.
지휘관은 특정 전투에서의 우열에 따라 전력을 모으거나 분산해야 하고, 아군의 공세 또는 수세 양상을 전반적으로 분석해 전선을 올리거나 내리기도 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전략이 유효한지에 관한 일반적 교범은 존재하지만, 지휘관의 판단은 수많은 조건과 변수에 따라 이루어지며 언제나 한결 같을 수는 없다. 전략의 성패는 결과로 증명될 뿐이다.
만약 다른 부대보다 막강한 '특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전술 운용이 한결 자유로워진다. 전력을 분산해 전선에 고루 배치하거나, 예비전력으로 분류해 전선에서 취약한 곳을 우선 지원하게 할 수도 있다. 또는 그 부대를 대놓고 적진으로 침투시켜 적의 전선을 교란하는 전술을 노릴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과감한 전술에는 그만큼의 큰 손실이 따르는 게 당연하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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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교육실천의 최전선이다. 각 학급은 저마다 교육실천을 통해 각각의 전장에서 '전투(battle)'를 수행한다. 그리고 그 전투가 이뤄지는 곳들을 연결한 것이 바로 '최전선'이다. 특히 동학년이란 공통된 교육과정과 상호협력 문화로 꽁꽁 묶여 있는 데 반해, 각자의 개성과 철학에 기반해 저마다의 교육실천이 이뤄지기도 하는 매우 '특이한' 곳이다. 그에 따라 학급별로 자율성은 상당 부분 보장되면서도, 어느 한 사람이 지나치게 튀거나 쳐지면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변종'은 마치 전쟁에서 전선을 흐뜨러뜨리는 '원흉'으로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쟁에서와 마찬가지로, 동학년에서도 전선을 지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어느 한 곳 지나치게 튀거나 뚫리는 곳이 없도록 말이다. 학생들은 일정한 기준 또는 추첨에 의해 학급이 나눠졌을 뿐이다. 따라서 학급에 따른 지나친 차이(차별)는 어느 정도 통제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틀리지 않다. 학교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학교는 신중하게 전선을 지키며 안정을 추구할 때도 있어야겠지만, 경우에 따라선 힘차게 전선을 끌어올리는 결단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지휘관이 전투와 전쟁을 지휘하듯, 학교는 조건과 변수에 맞게 교육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전쟁이 그렇듯 전략이 늘 한결 같을 수는 없으며, 전쟁에 승리하려면 무슨 수든 쓰는 게 옳다.
만약 학교(동학년)에 상대적으로 전력이 강한 '고랩' 사기캐가 있다면 어떡해야 할까? 사기캐는 학교(동학년)에게는 일종의 '치트키'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잘 써먹는 게 현명하다. 차별이 걱정이라면, 그로 하여금 다른 이를 함께 발전시키게 하거나 특별히 더 어려워 하는 이를 돕도록 임무를 줘도 된다. 그의 전투(battle)는 그에게 맡기고 전쟁(war)을 위한 큰 임무를 맡겨 그가 적진을 종횡무진 누비도록 자유를 주는 게 어떤가. 무얼 해도 최소한 썩히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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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제왕3>에서 수세에 몰렸던 반지원정대는 막판 '죽은자들'의 합류로 일거에 전세를 뒤집는다. 애초에 잘 꼬셔서 진작 데려왔으면 그 고생 안 해도 됐다. 끝.
2020.04.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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