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사회&문화50 전투복: 북한의 유일한 현대화 feat. 디지털무늬 러-우 전쟁에 파병 간다는 북한군 소식에 여러모로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기사를 보던 중 북한군의 신형 전투복에 시선이 멈췄다. 똥별 아저씨들이 이전과 다른 전투복을 입고 있어서 찾아보니, 일명 디지털무늬 위장복을 북한 역시 도입했던 것. 내가 전역(2009년)을 앞두고 있던 무렵 우리 국군은 대대적으로 전투복 개량에 나섰는데, 그때 도입한 게 미 해병대 전투복과 유사한 디지털무늬 전투복이었다. 이미 특전사는 몇 년 전부터 입고 있었고, 색상만 약간 바꿔 일반 군부대에도 보급하기로 한 것이다. 캡 형태의 전투보가 베레모로 바뀐 것도 이때다. 싸이와 나는 아쉽게도 신형 전투복을 입어보지 못했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는 디지털무늬 전투복을 입었다. (대한민국과 15년 정도 차이는 있지만) 북한에서 현대화된 .. 2024. 11. 3. R.I.P. 알랭 들롱. 리플리증후군이건 소시오패스건. 어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영면에 들었다 한다.웃긴 이야기지만 나는 초딩학생 때부터 그가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 촌구석에서까지 전해질 만큼 그는 그야말로 세기의 미남이었다.알랭 들롱은 단지 잘생기기만 한 게 아니라, 순수하면서 퇴폐적인 모습에다 우수에 찬 뭔가 불안한 눈빛까지, 묘하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였다. 그냥 잘생긴 배우는 많아도, 요렇게 묘한 매력은 흔치 않다. 내가 그래서 주지훈, 이도현 같은 남우를 좋아한다.그 시절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를 통해 그의대표작 [태양은 가득히]를 본 적이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그을린 피부와 땀에 흠뻑 젖어 요트를 항해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 영화는 그때 딱 한 번 본 게 다인데도, 아직까지 뇌리에.. 2024. 8. 19. 우크-러샤戰과 "Dynamite" (BTS 병역특례?) 우크-러샤 전쟁 보면서 느끼는 것 없나? . 우크를 지키겠다고 유명 개그맨, 가수, 정치인이 총을 들었다는 게 화제가 됐었다. 푸틴의 명령에 따라 수만의 러샤 병사가 남의 나라 땅에서 허무하게 목숨을 잃고 있는 건 또 어떤가? 전쟁의 역사를 보면 제일 많이 나오는 게 수십만대군, 수만대군 그런 거다. 전쟁은 그렇게 ‘개인'을 극도로 ‘추상화’해버리지. 남는 건 그냥 숫자뿐. 우리 6.25 때도 이 고지, 저 고지에서 한뼘 땅 더 차지하겠다며 저물어 간 청준이 수천수만이었다. . 국방이 돼야 그 다음 인권이든, 복지든, 개인의 영달이든 성취든 의미가 있다는 정도는 엄연한 진리 아닌가. 그래서 국방의 의무는 숭고하다 하는 것이고, 그 어떤 이유에서든 차별과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되는 거다. . 그런데 요 며칠.. 2022. 4. 13.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 별세에 부쳐. 어제(2022년 2월 26일) 이어령선생이 돌아가셨다. 생전에 특별한 인연이 있는 건 아니지만 문학계와 문화계(?)에서 워낙 슈퍼스타셨기 때문에 그분의 책도 몇 권 읽어본 적이 있다. 별세 소식을 듣고. 에버노트를 뒤져 2014년 5월 23일 서울대에서 있었던 '창조적 상상력과 글쓰기'라는 주제의 특강 기록을 찾았다. 이때도 고령(1933년생)이셨지만,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만 해도 선생께서 하신 말씀을 거의 다 받아적을 정도로 나 또한 열정과 성실함이 넘치던 대학원행이었다. 당시 개신교에 막 귀의하셨다고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왜 이게 젤 기억에 남는지.. 29살의 젊은 나이에 7개국어로 번역된 책을 쓰신 바 있다는 이어령 선생. 강의 서두에 부끄럽지 않은 젊은 날을 보내.. 2022. 2. 27. 더 많은 미스/미스터 트롯을 위해. 더 많은 미스/미스터 트롯을 위해. . 시골 부모님댁에 가면 TV를 제법 본다. 최신 OLED패널이 쓸 만하다. 지난 설날 연휴엔 딱 두 프로그램을 봤는데, 이 바로 그 첫 번째다(다른 하나는 ). .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프로그램은 더욱 장려되어야 한다. 음악 취향이 한참 떨어져 있는 나같은 부류도 포섭할 만큼의 확장성에다, 부모와 자식 세대를 아우르는 것만으로 일 다 했다. 최근 트롯열풍에 비판 여론(배아파서?)도 심심찮고 페북에선 워낙 과 30호가 핫했던지라 아무리 엄마가 “밤10시=미스트롯2”라고 강조하셔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오산이었다. 이렇게 무언가 상세하게 설명해주시는 엄마의 모습도 오랜만에 봤다. https://tv.naver.com/v/18450035?fbclid=IwAR3CDaANZb.. 2021. 11. 15. 영어유감: BTS 의 핫100차트 1위 등극에 부쳐. 손흥민과 류현진이 최고 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하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개인의 성공일 뿐 그게 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런데도 나랑 같은 한국인이 비슷한(?) 몸뚱이로 양놈들 틈바구니에서 하드캐리하는 데 묘한 감정이입이 되는 건 어쩔 수 없구나. 인정하기 싫어도 내 염색체 어딘가 ‘국뽕유전자’가 있긴 하겠지. . 한편으로는 내가 토트넘보다 맨시티를 응원하고 류현진 경기를 찾아 보기는커녕 그가 이기건 지건 별 신경도 안 쓰는 걸 보면 그 유전자가 ‘자연퇴화’한 건 아닌지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려 한다(국뽕 무쟈게 싫어서). 여전히 삼성폰엔 눈길이 가지 않는 걸로 보아 나름 신빙성 있는 추론 아닐까.ㅎ . 오락가락 서론이 길었는데. BTS가 지난 해 앨범차트 정상에 올랐을 때 차트를 캡쳐해 두기까.. 2020. 9. 5. 비서를 비서로~ 군복무 시절 운 좋게 사단장 부속실에서 근무를 했다. 덕분에 국방부, 용산미군부대, 육군본부 등에도 다녀보고 헬기도 타보고 재미난 경험을 많이 했다. 사단장님이 부대장과 면담하실 땐 비서실(부속실)에서 기다리는 게 보통이었다. 어느날 O스타가 지휘하는 모부대에 간 적이 있다. 그곳은 우리 부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부대였늗데, 비서실에 들어가며 깜짝 놀랐다. 근무 중인 여군 두 명의 외모가 너무 빼어났기 때문이다. 그 후에 한 명이 교체됐는데 역시 외모가 뛰어났다. 당시 이건 분명히 하급부대에서 차출된 인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군대에는 비서라는 병과가 따로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전투 또는 지원 병과 출신 중에 외모를 기준으로 선발했겠거니 헸다. 당시 같은 자리에 있던 다른 부관들도 같은 생.. 2020. 7. 15. 평생 클럽 문턱도 못 가보다 뒤늦게 클럽맛 보고 허송한 인생 후회한 적 있는 아재의 썰 몇 년 전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가 함께 클럽에 가자고 연락을 했다. 자기 초딩 동창이 홍대 어느 클럽의 대표라서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그때까지 제대로 된 클럽 한 번 '못' 가본 사람으로서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냥 겁이 덜컥 나더란 말이지. 내가 평생 범생이처럼 살아온 건 아니지만(나이트는 몇 번 가봄),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정신나간 듯 몸을 흔드는 곳이 내겐 여간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침 너무 심심하던 차에 오랜만에 친구도 볼겸 한 번 가보기로 한다. 약속시간은 11시 전후였던 것 같다. 길게 줄선 젊은이들(대부분 나보다 젊었음...) 틈을 유유히 지나쳐 친구의 친구에게 인사를 하고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통로를 한두 번 정도 꺾고 들어 가니 옆에 선 친구의.. 2020. 5. 13. 커피 한 번 더 흘리기 커피 한 번 더 흘리기 방금 막 노트북에 커피를 흘렸다. 부랴부랴 냅킨을 가져다 키보드 사이로 스며드는 커피를 닦아내던 중 언제 흘렸는지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커피자국을 발견했다. 마른 냅킨으로 쓱쓱 문질러봤지만 워낙 오래 묵은 때가 쉽게 닦이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흘린 커피가 묻어 젖은 냅킨으로 몇 차례 더 힘을 주었더니 이번엔 깨끗하게 닦여지더라. 우리에게 묻은 때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언젠가 어떻게 묻었는지 모르는 얼룩들은 우리도 모르게 우리 몸과 마음 곳곳에 찌든때처럼 새겨져 있다. 그걸 닦려면 때론 또다시 새로운 얼룩을 묻혀 나를 더렵혀야 할 때도 있다. 그때 비로소 원래 있던 얼룩을 다시 발견하고 함께 닦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기치 않은 실수로 나의 치부가 드러나거나 오래 전 고친 .. 2018. 3. 18.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