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나름의 방식으로 독서와 글짓기의 중요성을 설파해 오긴 했는데, 지극히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다 보니 소재와 방법론에서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가령 최근 온작품읽기 책을 선정하기 위한 학년협의를 하는 과정에서도 나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든지, 초등 4학년에게 어울리는 시쓰기 도움자료로 무엇이 적절한지 동료의 조언을 구해야 할 때면 교사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마침 국어교육에 진심인 옆반쌤을 만나 여러모로 도움을 받고 있고, 이 기회에 다각도로 내 생각과 지도방식에 관해 고찰하는 중이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나가볼 열정은 없으니, 좀 배워보잔 생각으로 알라딘을 두리번거리다 연관추천으로 이 책이 눈에 딱 들어왔다.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라서 살짝 멈칫하긴 했지만, 실리적으로 나를 서포트해줄 책을 필요로 했던 차였기에 바로 주문을 넣었다.
저자가 수십년간 독서교육을 해오며 정리한 내용들인데, 내가 평소 갖고 있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만큼 새로울 것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시기에 맞는 추천도서와 같은 중간중간 쓸모있는 정보가 많아서 제법 도움이 된다. 언어는 사고를 담는 그릇이므로 아무리 외국어가 중요하더라도 모국어교육을 소홀히 하면 안 되고, 모국어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방법론이 독서교육이다. 이를 중심으로 때에 맞춰 필요한 지도스킬(타겟이 학부모이다 보니 실제로 그런 차원으로 다룬다)을 잘 제시해준다.
나야 웬만한 책은 사서 읽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가볍게 읽어볼 만하다. 다만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내 책을 빌려줄 생각이다.
조카들이 다 커서 막내가 초등 고학년이나 됐는데, 이놈들 크는 동안 선생 삼촌이나 돼서 책읽으라는 말만 했지 아무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여전히 제목은 마음에 안 든다. 끝.
2024.04.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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