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란다. 생각노트!!
2012년 6학년 아이들을 가르칠 때 '생각노트'라는 것을 도입해 사용한 바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들이 자신들의 생각이 자란 정도를 공책에 적어 제출하면, 담임인 제가 코멘트를 적어서 다시 나누어 주는 것이었죠.
매우 간단한 컨셉이었지만 처음에 아이들이 무척 어려워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래도 나중에는 서서히 정착이 되어갔고, 거의 일기장처럼 자신의 마음을 적어내는 친구들도 꽤 있었습니다.
▲ 그림출처 : http://goo.gl/YLsyEh
처음 시도는 기존의 일기장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적시해놓은 조례때문이었습니다. 일기장을 교사와 학생 간 의사소통 도구로 활용해오던 저로서는 대안이 필요했었고 이는 생각노트를 도입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일기장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기 위해 그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필요도 없었고,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그래서 몇 분께 소개해드렸는데, 저는 워낙 용두사미 스타일이라 제대로 못했지만, 오히려 다른 분께서 더 잘 쓰고 계십니다.ㅎㅎ
생각노트 맨 앞장에 다음과 같은 설명서를 붙여주었습니다.
생각노트는 이렇게 써요!!
1. 오늘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적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새로 알게 되죠. 책을 읽다가, 신문을 보다가, TV를 보다가, 혹은 친구와 이야기 하다가도 새로 알게 되는 지식이 많아요. 그런데 이걸 그냥 적는 게 아니에요. 그것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과연 중요한 지식인지, 나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을 생각해보고, 그 결과를 함께 적으세요. 아무리 좋은 지식이라도 그 지식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잊으면 안 되요.
2. 오늘 특별히 생각하거나 느낀 내용들을 적습니다. 이 항목은 일기와 조금 비슷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신의 하루일과를 나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죠.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적는 거에요. 그리고 여기서 그냥 끝나는 게 아니라, 모든 생각의 과정은 논리적인 전개가 필요하고, 항상 생각의 끝에는 결론이 있어야 해요. 그 결론에 따라 어떤 실천을 할 것인지 다짐도 함께 적어주며 좋을 것 같아요.
3. 공부하고 책을 읽는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한 내용들을 적습니다. 막연하게 ‘우주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려주세요~’ 라든가, ‘공룡은 왜 멸종했나요?’ 라는 질문이 아니라, ‘우주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떠한 방법으로 공부했는데(책을 읽었는데) 어떤 점은 신기하고 어떤 점은 잘 이해가 되질 않으니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적어야 선생님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거 명심하세요.
4.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할 내용들을 적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나 고민에 대해 선생님의 조언이 필요할 때 생각노트를 활용하세요.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항상 여러분이 먼저 해결방법을 생각해봐야 해요. 우리 주변에는 깊게 생각해보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답니다.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궁금한 내용들을 적어도 되요. 선생님이 만능해결사가 될 거라는 약속은 못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그 외에도 여러분의 생각과 관련된 내용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내용을 적든지 항상 여러분이 먼저 생각해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그러한 과정을 통해 여러분은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되도록 모든 친구들이 빠짐없이 생각노트를 작성해주기를 바라지만 강요하지는 않을 거에요. 선생님은 여러분이 생각날 때, 틈 날 때 꺼내서 언제든 편안하게 작성해보고 선생님과 생각+을 나누는 공책으로서 생각노트를 활용하기를 바래요. (노트를 작성한 날짜와 시각을 적습니다.)
2012. 3. 2.
이종선쌤.
다음은 실제 생각노트 모습입니다.
학생보다 선생님 글씨가 더 못 볼 수준이네요.ㅎㅎ
2014.1.7.(화)
'Educ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정 연수 강의노트입니다. (0) | 2014.01.19 |
---|---|
1정연수를 마치며.. (6) | 2014.01.18 |
스마트한 발명교사 되기 (0) | 2014.01.05 |
특강1_정부3.0_김재일 교수 (0) | 2013.12.30 |
초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첫삽을 뜨다. (0) | 2013.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