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교육, 바로 오늘 우리 자녀를 위한 이야기
안양시청에서 발행하는 [우리안양 '도시락'] 에서 스마트교육에 대한 원고 의뢰가 왔습니다.
원래 무척 길게 써 보냈는데 아쉽게도 짧게 편집돼 담겼네요.
어쨌든 재미있는 경험입니다.ㅎㅎ
아래는 원래 처음 보냈던 원고 전문입니다.
제목 : 스마트교육 선도도시 안양.
선생님은 학생들의 주의를 모은 후 조심스럽게 자리를 옮겨 손가락으로 하얀 칠판을 터치한다. 그러자 화면에서 '직업세계를 알아보고, 미래의 명함 만들기’라는 오늘 공부할 내용이 등장한다. 학생들은 저마다 태블릿PC를 하나씩 손에 쥐고, 터치펜을 이용하여 능숙한 솜씨로 장비를 다루기 시작한다. 인터넷검색을 통해 자신이 몰랐던 직업세계를 알아보고, 본인의 장래희망이 담긴 미래 명함을 쓱쓱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잠시 후 학생들이 각자 제작한 작품이 실시간으로 전자칠판 화면에 나타난다. 학생들은 친구의 작품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주고, 선생님은 모든 작품을 하나씩 확대하여 보여준다. 학생들은 앞에 나와 작품을 소개하고 친구들의 궁금함을 풀어준다. 선생님은 단지 거들기만 할 뿐, 철저히 학생들의 참여와 협력이 중심이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나 선생님 모두 즐겁다.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여기저기 탄성이 터져나온다.
이 장면은 미래의 수업장면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 안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제 수업 장면을 소개한 것입니다. 지난해 9월, 지난 1년 간 안양시청이 역점 추진한 「스마트 교육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3개의 시범학교(부림초, 삼봉초, 연현중)를 대표하여 부림초등학교에서 진행한 공개수업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최대호 안양시장과 김기철 경기도안양과천교육지원청교육장 등 내외빈 뿐 아니라, 스마트교육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자 하는 많은 선생님과 학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뤄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지식정보사회의 한복판에 살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은 점차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고,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교육 역시 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창의성, 인성, 협업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21세기 미래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지능형 맞춤 학습체제, 즉 스마트교육(SmartLearning)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와 어플리케이션 등이 하루가 다르게 개발되고, 다양한 교수학습 모델이 소개되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어왔습니다. 스마트교육은 간혹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교육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단순히 기기의 활용에 머무르지 않고, 학습자의 소통과 상호작용을 강화하여 교수-학습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말합니다. 때마침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1학년(또는 2학년) 사회, 과학, 영여 교과를 대상으로 희망학교에 한하여 디지털교과서가 보급됩니다. 디지털교과서는 스마트교육의 확산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Facebook)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일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연구모임을 중심으로 스마트교육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스마트교육은 학생들의 수업집중도를 높이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필자 역시 실제 수업에서 유용한 학습기기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다양한 교수학습법을 적용해본 결과,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손쉽게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교육은 해외에서도 이러닝(E-Learning), 블렌디드러닝(Blended Learning),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등의 다른 유사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싱가폴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추진되기도 하였고,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크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무료로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칸 아카데미(Khan Academy)는 2006년 살만 칸이 만든 비영리 교육 서비스로 초·중·고교 수준의 수학, 화학, 물리학부터 컴퓨터공학, 금융, 역사, 예술까지 4000여개의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내 2만여개 학급에서 교육 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출처:위키백과). MIT 등을 비롯한 몇몇 유명대학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공개수업(영어: 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은 인터넷 토론 게시판을 중심으로 학생과 교수 사이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 세계 누구나 세계적인 강의를 무료로 청강할 수 있고, 최근에는 몽골의 한 학생이 온라인 공개수업을 통해 MIT에 실제 입학함으로써 놀라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동영상강좌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국내외 유명 대학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KOCW, SNOW, SNUON 등의 사이트들이 이미 상용화 중입니다.
스마트교육의 정착을 위해서는 다음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교사와 학생의 스마트기기 활용 소양능력, 둘째 원활한 네트워크환경, 셋째 교사의 명확한 목적의식과 적절한 교수설계가 그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지식전달 교육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창조하고 구성해나가는 교육으로의 발전을 꾀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 우리 학생들은 과거처럼 머릿 속에 있는 지식의 양을 겨루는 세대가 아닙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지식을 가려내고, 동료와 협력하며 소통하는 문화 속에서 창의적으로 문졔를 해결해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이에 경기도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서도 스마트교육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각종 정보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사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여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해 11월에는 초중학교 학부모 2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교과서 정책의 이해와 가정에서의 스마트교육 활성화를 위한 연수]를 실시하기도 하였습니다. 필자는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교육 연수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학교와 가정에서의 스마트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당시 만난 교사 및 학부모들과 온라인커뮤니티를 만들어 스마트교육의 올바른 적용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경기도안양과천교육지원청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교육명품도시 안양에서 안양시청과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ICT와 교육이 효과적으로 융합된 스마트교육의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 교실수업의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 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스마트교육은 이제 첫걸음을 뗐을 뿐입니다. 스마트교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 교사 스스로 역량를 기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스마트기기의 사용에 따른 정보통신윤리교육을 강화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는 필자와 같이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앞장서 해결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시민 모두의 관심과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끝.
2014.04.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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