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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프랑스를 막을까? [아르헨:크로아] 리뷰 이번 월드컵은 누가 프랑스를 잡을지 경쟁하는 대회 같다. 프랑스는 그 어느팀보다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는 중이고 딱히 헛점을 찾기 어렵다. 음바페와 지루의 결정력도 그렇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축구도사가 되는 그리즈만도 엄청나다. 현재 전반적 공수밸런스에서 비교할 만한 팀이 없어 보인다. 1. 잉글랜드 아웃 난 본래 잉글랜드 팬은 아니지만 8강전에서 잉글랜드가 프랑스를 이겨주길 바랐다. 잉글랜드는 전반적으로 프랑스보다는 무게감이 살짝 덜하지만, 역대 최강이라 해도 손색없는 스쿼드를 갖췄기 때문에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벨링험과 포든, 사카 같은 번뜩이는 신성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조규성의 상위호환 케인도 여전하다. 중원의 조합도 좋다.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경기를 주도하며 승리에 다가서는 듯했다. .. 2022. 12. 14.
16강전은 홀리필드처럼. [한국:브라질] 프리뷰 다 적어놓고 보니 과거 마이크 타이슨과 에반더 홀리필드의 경기가 연상되네요. 모두가 타이슨의 우세를 점쳤지만 전략적 경기운영으로 두 차례나 승리를 거둔 홀리필드처럼 하면 됩니다. 물론 홀리필드는 반칙왕이긴 했어요. 타이슨과의 리매치에서도 몰래 나쁜짓 많이 해서 타이슨이 화를 못 참고 그의 귀를 물어버렸죠. 결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브라질이 성질나게 하면 이기는 겁니다.ㅋ 1. 브라질 축구. 브라질 같이 우승을 목표로 하는 강팀은 변칙 전술보다는 일관된 전술을 추구합니다. 보통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플레이를 하죠. 이런 팀의 선수들은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날 뿐 아니라, 세계 최강의 클럽에서 안정적으로 이기는 전술에 적응돼있죠. 그래서 약팀을 상대로든 강팀을 만나든 한결같이 자신들의 플레이를 할 줄 알고 .. 2022. 12. 5.
카타르 갈 걸 그랬다. [음바페:레반돞] 프리뷰] 월드컵 조추첨 당시(3월31일)만 해도 저는 이번 월드컵을 카타르에 직접 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직업상 방학 때가 아니면 길게 휴가를 내기 어려운 환경인데, 지금 근무하는 곳은 일주일 정도 휴가를 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회죠.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르니, 휴가 기간도 구체적으로 계획해보며 며칠간 설렘 속에 지내기도 했어요.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본다는 건 너무 흥분되는 일이잖아요. 이제껏 월드컵을 직관해본 적은 있어요. 2002년 월드컵이죠. 한국이 조2위로 16강에 진출하기를 고대하며 16강전 티켓을 예매해두고 기다렸죠. 우리가 조2위로 올라가면 아마도 다른 조 1위인 이탈리아와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전주월드컵경기장의 해당 티켓을 사둔 것이죠. 이 티켓을 사.. 2022. 12. 5.
도하의 기적 season2. [한국:포르투갈] 리뷰. "손흥민 왜 안 빼냐고. 아우 승질나 죽겠네!" 후반 45분까지 난 이 말을 한 열 번쯤 한 것 같다. 손흥민은 시종일관 무기력하고 비효율적인 플레이로 나를 환장하게 했을 뿐 아니라, 수차례 코너킥 때도 날카로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의 전매특허 치달이나 감차는 커녕, 몇 차례 주요한 공격상황에서 무리한 1대1 돌파를 시도하거나 지나치게 완벽한 상황을 만들려 하다 패스타이밍을 놓치거나 슈팅도 못 하고 찬스를 무산시키곤 했다. 오늘 왼쪽 측면에서 활약이 좋았던 달롯을 적극 커버해주지 않으니 풀백 김진수의 부담도 점점 더 커져갔다. 손흥민이 이번 대회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지난 시즌 PL 득점왕에다가 이젠 명실상부 월클로 대접받는 선수가 대표팀에만 오면 기대에 못.. 2022. 12. 3.
역시 야구는 투수전이지.(?) [Modric:KDB]리뷰 3:2를 펠레스코어라고 부루는데, 제일 재밌는 스코어란 뜻이다. 보통 맞는 말이다. 골이 안 나는 경기는 대체로 지루하고 재미 없으니까. 비슷하게 야구에서도 7:6인가 그 정도 점수가 나와야 제일 재밌다고 한다. 오늘 크로아티아와 벨기에의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는 0:0으로 무승부가 됐다. 일반적 기준으로는 제일 재미 없는 스코어다. 그런데 난 너무 재미있었다. 양팀에는 최고의 미드필더를 꼽을 때 절대 빠지지 않는 두 월클 모드리치와 덕배가 있다. 두 축구도사의 향연을 한 화면으로 본다는 것만으로 오늘 경기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85년생 모드리치는 만 37 나이에도 여전히 이번 대회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을 보이고 있고, 덕배는 현재 커리어 정점에 올라있는 선수다(단 맨시티 한정ㅋ). 처음 시작은.. 2022. 12. 3.
왜 과감하게 못해? [한국:가나]전 리뷰 이번 대표팀은 그동안 불가능한 줄 알았던 빌드업으로 경기 주도권을 잃지 않는 새로운 방식을 정착한 점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본다. 그 결과가 지난 1차전 우루과이전이고 오늘 가나전이었다. 우리팀은 오늘 경기에서 전반 25분 동안 철저하게 경기를 지배하며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을 줬다. 물론 첫 골을 허용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전술적 특징 없이 몇몇 선수의 개인전술에 의존하는 가나에게 두 번이나 일격을 당한 것은 우리 팀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아에유, 쿠두스 등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가나 선수들은 두세 명의 우리 수비수를 가볍게 제압할 뿐 아니라, 제공권 경합 상황에서도 한국 수비를 압도했다. 즉 우리는 피지컬과 기술적 열세를 오직 전술과 조직력으로 극복해야 했던 것... 2022. 11. 29.
한국은 운이 좋다. [일본과 벨기에의 패배]를 보며. 이번 대회 가장 운 좋은 팀은 대한민국인 것 같다. 첫 경기 전에 사우디와 일본이 대어를 잡아줘서 자신감을 심어주더니만. 두 번째 경기 직전엔 일본과 벨기에가 살신성인으로 교훈을 준다. 일본은 90분 동안 공만 열심히 돌리다 만 최악의 비효율축구 끝에 이번 대회 유효슈팅 하나뿐인 코스타리카에 일격을 당했다. 독일전 때 우측 측면을 휘저었던 이토 준야는 왜 안 나왔는지, 에이스 미나미노와 독일전 결승골의 주인공 아사노는 왜 후반전 다 끝나서나 등장했는지, 참 여러 가지가 의문인 경기였다. 새로 나온 몇몇 선수는 이렇다할 실적 없이 결국 교체돼 나갔고, 카마다는 키플레이어로서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스페인에 일곱 골을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케일러 나바스는 오늘 일본을 제물 삼아 옛 명성을 되찾았다. 전 .. 2022. 11. 28.
사우디가 레반돞에 당하다. [사우디vs.폴란드]전 아르헨을 이길 때 사우디는 라인을 한참 내리고 촘촘한 대형으로 상대에 맞섰는데, 오늘은 정반대로 스피드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전략으로 나왔다. 폴란드가 아르헨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느리고 빌드업이 강하지 않은 팀인데다 아르헨을 누른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알 도사리, 칸노 등을 중심으로 마치 스페인이나 남미팀의 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 하지만 폴란드에는 레반돞이 있었다. 폴란드는 사우디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스트라이커로 나온 레반돞은 김민재의 팀동료 지엘린스키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주고 어시스트를 기록한다. 전후반 내내 집중 견제를 받던 레반돞이었지만, 후반 들어 허술해진 상대 수비의 빈틈을 노려 드디어 첫골.. 2022. 11. 27.
아시아가 베일도 이겼다. 감독의 눈: [이란vs.웨일즈] 리뷰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발견한 [청룡영화제]에서 수상한 배우들이 모두 한결같이 감독에게 영광을 돌린다. 시나리오도 감독이 쓰는 경우가 많고 감독의 기획과 판단에 따라 영화의 상당한 부분이 결정되니까. 축구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감독에 따라 팀의 역량과 색깔은 많이 달라지니까. 차이가 있다면 영화 감독은 기획과 촬영 모든 과정에 개입하고 마무리 편집도 본인이 통제하지만, 축구 감독은 경기가 시작된 이후에는 제한적으로만 개입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축구에서 결과를 만드는 것은 결국 선수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리고 책임은 감독이 진다. 그래서 축구 감독이 어렵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월드컵을 봤지만, 이번 월드컵은 그 어느 때보다 ‘감독의 눈’으로 경기를 본다. 스포츠는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 2022.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