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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스포츠

<2017호주오픈 클래식매치> 페더러 vs. 나달

by 라떼아범 2017. 2. 3.

<클래식매치> 페더러 vs. 나달

 

<이미지 출처: 

http://i2.mirror.co.uk/incoming/article9715511.ece/ALTERNATES/s615b/2017-Australian-Open-Day-14.jpg>

 

그야말로 세기의 대결다웠다. 생방사수는 최고의 결정이었다!! 10년간 응원한 나달이 패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지만.. 결국 멘탈이 승리를 가르더라.

 

라이벌이란 단어가 이들 만큼 그럴싸한 예가 또 있을까. 철저하게 대립되는 플레이스타일과 그에 따른 완벽한 상성 때문이다. 게다가 쓰는 손마저 다르다(오른손 페더러, 왼손 나달). 그냥 그대로 스토리가 써진다.

 

테니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수라는 '황제' 페더러. 서브, 포어핸드, 백핸드, 발리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그의 플레이는 늘 영리하고 우아하다. 오늘 페더러의 원핸드백핸드를 처음 본 큰누나는 그 특유의 우아함에 연신 감탄하다 말고, 황제의 완성은 역시 얼굴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수년의 도전 끝에 기어코 황제를 뛰어넘은 나달. 탑스핀 강한 포어핸드 스트로크는 백핸드를 한손으로 하는 페더러에겐 그야말로 천적이었다. 맞대결 세 번 중 두 번 꼴로 이겼을 정도이니.. 빠른 발과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나달은 큰누나가 한 눈에 알아볼 만한 두꺼운 팔과 허벅지 근육을 자랑한다.

 

이 둘은 십년간 세계테니스를 양분한 것도 모자라 지금의 양강(조코비치, 머레이)이 일찌감치 무너진 토너먼트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났다. 특히 4강 경기에선 마치 오늘 그림을 위한 우주의 기운이라도 있는 듯 하나같이 3:2 명승부를 펼쳤다. 심지어 나달은 다섯시간 넘는 혈투를 벌였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라이벌 중에 라이벌. 이를 담아내기에 테니스 만한 것이 없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숨소리도 감출 수 없는 거리에서 라켓으로 무장한 채 사각코트를 밟고 선 두 전사. 숨죽여 이들을 지켜보는 수만 관중과 스타디움은 그야말로 현대판 콜로세움이다.

 

스폰서도 달랐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둘 다 나이키다. 심지어 오늘 둘은 같은 운동화를 신고 나왔더라. 나이키가 장사를 잘 못한다. 어떻게든 다른 걸 신겼어야지.. 참고로 메시와 호날도는 사이 좋게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나눠 쓴다. 재밌는 건 개인스폰서는 메시가 아디다스, 호날두가 나이키인데 반해, 소속팀은 바셀이 나이키, 레알이 아디다스란 것. 이거 무슨 장난도 아니고..ㅋ (이야기가 약간 샜다.)

 

오늘 경기 때문에 다시 테니스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페더러가 나보다 한 살 많으니 아직 늦지 않았다. 추신수, 이대호 은퇴하기 전까진 야구하기로 다짐했듯, 페더러 은퇴하기 전에 테니스 하는 건 정당하다. 게다가 일 년 더 남는다.ㅋ

 

2017.01.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