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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장님 코끼리 만지듯

by 라떼아범 2017. 7. 24.

장님 코끼리 만지듯




오늘 국어 교과서 제재는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 형제>였다. '관점'에 따라 인물의 성격과 사건이 달라짐을 배우는 단원이다.


수업 시작 때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우화를 들려줬다. 여러 장님이 각각 코끼리의 다른 신체부위를 만지고는 자신의 관점에서 코끼리를 설명하는 제법 잘 알려진 우화다. 다리를 만진 장님은 마치 기둥 같다고 하고, 꼬리를 만진 장님은 채찍 같다고, 코를 만진 장님은 구렁이 같다고 말하는 식이다. 몇 명 빼고는 처음 들어본다는데도 쉽게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원판 <아기 돼지 삼 형제>에서 늑대는 악랄하고 어리석은 악당으로 그려진다. 반면 <늑대가~>에서 늑대는 친절하고 예의 바르다. 심지어 이름도 '알렉산더 울프'다.ㅋ (서양에서 알렉산더는 The Great Alexander를 연상시키므로 위엄 있는 이름이라 한다. 우리 반 아이들도 이미 알고 있다.)


관점에 따라 인물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는 모든 인물이 '입체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면적인 라이온은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비슷하게 보이지만, 입체적인 라이온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음을 그림을 그려가며 보여줬다. 막장 드라마가 막장인 이유는 인물들이 너무 평면적이기 때문이다. 착한 놈은 답답할 정도로 착하고, 못된 놈은 끝까지 못됐다. 인물 설정이 비현실적이니 사건 구성은 점점 산으로 간다. 


인물을 제대로 알려면 다양한 각도(관점)에서 살펴야 한다. 자기 눈엔 아무리 미운 사람도 자세히 들여보면 이쁜 점이 있다. 대상(인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하며 장님-코끼리 비유를 다시 들었다. "미운 행동은 있어도, 미운 놈은 없다." 이쯤부턴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어 보였다. 


"왕따는 멍청한 짓이다."로 마무리.  끝.



2017.07.2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