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감상평 #3(13,14회): “긍지”와 역할>
바이킹스 김종무 단장을 설득하기 위해 팰리컨스의 오사훈 단장과 드림즈의 백승수 단장은 정반대의 전략을 준비한다. 오사훈 단장은 올해 계약이 끝나는 김종무 단장의 안위를 생각해 약물파동으로 많은 선수를 잃은 바이킹스야말로 올시즌 좋은 성적울 거둬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백승수는 김종무 단장은 자신의 안위(사익)를 위해 팀의 리빌딩(공익)을 포기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과연 승자는?
개차반 인성으로 내내 백승수와 갈등을 빚다 바이킹스로 트레이드 돼서도 팀에 융화되지 못하던 임동규. 그동안 온갖 나쁜 짓은 다 하더니만 시청자와 백승수를 당황케 하는 의외의 모습이 있었다. 드림즈의 프랜차이즈였던 본인의 유일한 기쁨은 자신을 응원해주는 고향팬과 그에 대한 보담이었다는 것. 그래서 가장 늦게 퇴근하고 팬서비스도 열심이었다고. 사인을 요청한 바이킹즈의 어린 팬에게 “드림즈 윤동규”라고 써준 건 좀 심했지만..ㅋ
임동규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필요한 연봉차액은 어찌할 것인가? 사장과의 줄다리기에서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백승수도 이건 어쩔 수 없는 문제상황이었는데 의외의 방법으로 쉽게 해결된다. 홍보팀장은 왕년의 실력을 발휘해 추가 광고계약을 따내 오는 데 성공한다. 실수나 패배도 있을 법한데 어김 없이 큰그림이었던 백승수의 ‘완벽함’에 스크래치를 낸 첫 번째 상황이기도 했다(백승수는 홍보팀장이 무능한 사람인 줄 오판했다가 실수를 깨닫는다).
강두기를 팔아버리고 팀을 해체하려는 사장의 수작을 어찌 방어할 것인가? 백승수는 휴가를 내고 팀장들은 자체 회의를 연다. 강두기가 없으면 우승이라는 원대한 계획도 물거품이 될 것이고, 팀이 해체되면 모두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하긴 우승은 무슨! 연봉 30% 감축할 때부터 이미 이렇게 되는 거였어. 아 어뜩해~ 다른 일이나 알아봐야지 머. 예전 같으면 이렇게 익숙한 장면이 연출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팀장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자의 역할과 계획을 이야기 한다. 모두가 전문가였고 회의는 만족스런 결론을 낸다. 갑자기 나타나 이마저도 자신의 큰그림이었음을 보이는 백승수가 조금 옥의티였지만..ㅋ
타이탄스로 팔려간 강두기는 은퇴를 선언한다. (현실적으로 다소 지나친 감은 있지만) 그가 드림즈를 얼마나 애정하는 지 잘 드러난 장면이다. 드림즈의 장진우와 임동규는 훈련을 거부하기로 선언하고, 우여곡절 끝에 드림즈로 돌아온 강두기의 한 마디. “그래도 훈련은 했어야죠.” 물론 강두기다운 대사였지만, 13,14회의 분명한 메시지였다.
13,14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따로 있다. 스카우트팀에서 고세혁 빌런의 오른팔이었던 장우석은 백승수와 척을 지다 이를 알아 챈 사장이 자신의 특보로 앉힌 인물이다. ‘공동의 적을 둔 동지’란 원리에 가장 근접한 캐릭터로서 사장의 지시를 따라 팀에 해가 되는 일을 자행했었다. 그 와중에 내적 갈등을 겪다 결국은 기꺼이 내부고발자가 된다. 추궁하는 사장 앞에서 그가 당당할 수 있었던 건 사장과 달리 그는 야구와 팀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다는 ‘긍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깟 드라마 따위가 별걸 다 묻는다. 끝.
#스토브리그 #긍지 #당당
2020.02.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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