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롭게 들인 취미 중 하나가 드론 날리기다. 나는 지난 겨울에 매빅미니Mavic mini를 구입했다. 배송을 받자마자 몇 번 날려만 보고 추워서 처박아 두었다가 최근 다시 날리기 시작했다.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는 중국기업인 DJI가 압도적이다. 고급기종 시장의 70프로 이상을 DJI가 점유한다고 들었다. 드론계의 애플이라는 별명에서 보듯, 맥북을 연상시키는 '매빅'과 미니-에어-프로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참 애플스럽다. 대놓고 따라했ㄷㄴ.. 머 그런 뜻은 아니니 오해 금지.
DJI의 대표모델인 프로2는 신품이 200만원을 호가하는 데 반해, 미니는 50만원 내외로 구입할 수 있다. 우선 249g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게가 특징이다(고급기종들은 거의 1킬로에 육박한다). 미국 항공청에서 250g 이하 드론만 등록 없이 비행을 허가한 이후 DJI에서 발빠르게 출시한 모델이다. 즉 미국에 놀러가서 매빅미니 만큼은 자유롭게 날릴 수 있다는 뜻이다. 천조국이 그렇게 하면 따라하는 나라가 많으니 거의 전세계에서 부담없이 날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저렴하고 가볍다는 단점도 있다. 바람이 많이 불면 몸체를 잘 가누지 못해 불안해진다. 일반적으로 지면에서 20-30미터만 올라가도 기류가 강해지기 때문에 특별히 바람이 세지 않은 날에도 비행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고급기종에는 주변 건물이나 나무 등을 감지해 충돌을 피하는 기능이 있지만 이 녀석은 그냥 들이 받는다. 그러니 기체가 파손되기 쉽다. 비행 가능거리가 짧아 리모콘과 기체의 연결이 끊어져 기체를 분실하는 사고도 잦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각종 센서를 최소화했고 부품의 내구성도 상당 부분 포기한 결과다.
하지만 아직 고급기종을 다뤄보기 전이라면 매빅미니를 추천한다. 어딜 가나 4K 4K 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메모리도 아낄겸 1080P로도 충분하다(매빅미니는 그 이상인 2.7K를 지원한다). 고급기종들은 너무 무거워 차 없이는 운반하기도 힘든데, 이 녀석은 부속장비를 더해도 부담이 적다. 백팩이나 에코백에 대충 들고 다니면 된다. 대신 나를 쫓아 다니며 촬영해 준다든지 하는 고급기능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가격표를 보라).
높은 자리에 오르면 세상 보는 눈도 달라진다던데, 높은 자리는 글렀으니 높은 곳에서 촬영이라도 해보자. 끝.
2020.04.2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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