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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X100V 예찬

by 라떼아범 2021. 11. 29.
<X100V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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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메라 시장은 미러리스카메라로 대변되는 고급카메라 시장과 스마트폰으로 양분돼있다. 찰나를 놓치면 안 되는 기자라든지 고퀄리티 이미지를 포착해야 하는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라면 취미사진가들이나 고급카메라 시장의 수요층일 것이고, 나머지 보통 사람들은 스마트폰 이상의 카메라가 굳이 필요 업다(고 여긴다). 그나마 영상 촬영 인구가 늘면서 영상이 잘 찍히는 카메라도 덩달아 좀 더 팔린다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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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몇 년 전부터 영상 촬영을 목적으로 카메라 몇 종을 구입해 사용해왔는데, 카메라가 늘어나다 보니 사진 촬영에 오히려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좀 더 예쁘고 퀄리티 있는 사진을 향한 욕심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똑딱이 카메라가 후지필름의 X100V다. 렌즈교환식 미러리스도 아니고 전자식 줌렌즈도 없는, 정말 단렌즈 하나 달랑 고정돼있는 똑딱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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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는 이미지센서란 것이 있는데 과거 필름 역할을 하는 장치다. 이 센서의 크기가 클수록 빛을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 해상력이나 기타 이점이 많다. 보통 필름과 같은 크기인 35mm 센서를 풀프레임센서라고 하고 대부분 브랜드에서 상급기종에 적용된다.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중급기종에는 보통 APS-C라는 풀프레임 대비 1/1.5 사이즈의 크롭센서가 적용된다. 풀프레임보다는 못해도 보통의 스마트폰의 이미지센보다는 크다. X100V는 이 센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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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100V에는 23mm 단렌즈가 고정돼있다. 1:1.5 크롭센서를 쓰는 카메라이기 때문에 간단히 말하면 23에 1.5를 곱한 화각이 풀프레임 기준 이 카메라의 화각이 된다. 그럼 우리 시야보다 살짝 넓게 찍히는 35mm 화각이 된다는 뜻이다. 보통 카페에서 앞자리에 앉은 사람을 찍기에 가장 적합하고 일상에서 어느 장면이나 쉽게 카메라에 담기 좋은 만능화각이다. 렌즈 조리개도 최대개방 F2.0으로 준수한 편이다. 웬만큼 저조도 상황이 아니면 불편을 잘 못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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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은 필름을 만들던 회사답게(여전히 판매 중) 필름 갬성을 표현하는 실력이 발군이다. ‘필름시뮬레이션’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샘각 표현모드가 있다. 여타 브랜드에서 ‘흑백, 세피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필터와 비슷한 모드인데, 후지필름만의 이 필름시뮬레이션이 정말 감성 넘쳐서 금세 그 매력에 빠지게 된다. 후보정이 귀찮은 나같은 사람을 위해 카메라가 후보정을 대신 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요즘 대부분 사진을 ‘클래식네거티브’라는 필름세뮬레이션으로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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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상술한 모든 걸 떠나서 이놈은 참 예쁘다. 현재 비교할 만한 예쁜 카메라라면 라이카(LEICA)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라이카 버금가는 미모의 카메라를 1/5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똑딱이 치곤 좀 비싸 보이는 가격이 그래서 나름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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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은 사진을 ‘찰나의 예술’이라고 했고, 가장 좋은 카메라는 ‘늘 내 옆에 있는 카메라’라는 누군가의 말도 있다. 자주 들고 다녀야 좋은 카메라고,내 어깨엔 항상 X100V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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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일상과 소중한 이들과의 특별한 ‘찰나’를 아름답게 담아내는 데 이만한 게 없다. 현재까지 두 사람을 X100V에 입문시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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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