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희대의 클라우드 해킹 사전의 피해자가 된 제니퍼 로렌스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에 맞추어 몇자 적어보았다. 요즘 칸트를 읽었더니 글이 칸트처럼 되었다.ㅎㅎ)
제니퍼 로렌스가 신작의 개봉에 맞추어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이다.
댓글에 드러나는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서,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배우가 얼마 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생활이 노출되었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아 보인다.
대중은 그를 충분히 소비한 것 같지만, 지지는 철회하지 않았다.
사실 우리가 어떤 배우를 지지한다고 할 때 순전히 그의 외모만을 따를 수 있겠는가.
아무리 배우인들 외모는 그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말이다.
우리는 사람을 판단할 때 감각의 대상으로서 외모에 일정 부분 의존하겠지만, 그 사람 안의 ‘주관적으로 상상가능한’ 어떤 것들을 함께 보는 것이 분명하다.
어떤 것이란 그의 사상, 태도, 경험, 능력 등을 포함하는데, 그 것은 상상하는 사람 저마다의 주관과 욕망이 투영된 구성물일 뿐이다.
단, 우리 안의 어떤 것도 우리의 몸과 분리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이상, 배우들의 외모 뒤에 있는 어떤 것도 그의 외모와 완전히 분리하여 보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매력적인 외모는 그 내면을 함축하고 있다고 여기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양자의 불균형은 오히려 외모에 의해 내면이 터부시되는 꼴이 되기도 하고, 애초에 외모의 매력이 가졌던 권력은 오래 지나지 않아 희석되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외모와 내면이 균형과 조화를 이룬 자기만의 모델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니퍼 로렌스를 향한 대중의 지지가 단지 그가 지닌 껍데기, 장식, 자극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그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이다.
최근 국산과자의 과대포장 논란에서 보듯, 과도한 포장과 장식은 오히려 내용물의 실체를 감추고 피로감만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오마이뉴스
2014.10.0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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