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을 보고 끄적끄적. 한참 전에 써놓은 것인데 이제 옮긴다.)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인턴
▲ image: www.forbes.com
영화 <인턴>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분한 70세의 인턴 벤은 극중에서 사내 마사지사 피오나(르네 루소 분)와 서로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럴만도 한 것이 벤 할아버지는 지적이고 매너있고 유머러스한, 그야말로 꽃중년(70대로 중년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이다. 르네 루소 역시 <리쎌웨폰>에서 멜깁슨을 사로잡았을 때 보여줬던 매력 그대로이다(약간 과장을 보태서). 심지어 절대미녀 앤 해서웨이 옆에서도 전혀 굴욕적이지 않다(요즘 언론에서 툭하면 이렇게 써대길래 나도 써봤다). 오히려 우월한 기럭지와 에스라인의 위엄을 뽐내기까지 하니..ㄷ ㄷ ㄷ
내가 주목한 것은, 3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도 나름 착실한 삶을 살고 있는 벤에게 찾아온 새로운 사랑에 대한 것이다. 그 사랑의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그건 바로 그의 얼굴이다. 선하고 품위있는,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는 딱 그만큼의 남성다움이 담긴 그 얼굴 말이다. 저 나이에도 저 정도 얼굴이면 가만 있어도 피오나급의 여인이 다가오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 image: http://metro.co.uk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는데. 40은 좀 그렇다 쳐도, 50, 60 이상 되면 분명 살아온대로 생각해온대로 얼굴에 묻어나는 게 사실인 것 같더라. 정치인들만 봐도, 젊어서 한 꽃미모 하던 이들조차 종국엔 나이들어 탐욕스런 모습으로 변하지 않던가 - 물론 ㅁㅈㅇ님 같이 꽃중년계를 지키고 있는 분들도 여럿 있기는 하다. 그 판이 얼마나 모진 곳인지는, 불과 몇 년 새 거의 페이스오프급 변신을 시전하신 ㅇㅊㅅ님(한때는 새정치의 기수?)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그동안 얼굴관리 - 행동, 생각이 반영된 - 에 소홀했던 남정네들을 각성시키는 영화다. 일단 옳은 행동, 바른 생각으로 점철된 삶의 결과는, 바로 드니로 할배와 같은 점잖으면서 뭍여성들을 흔들 수 있는 얼굴이란 말이다. 이 영화 안 본 사람들은 이제라도 보고, 앞으로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질 수 있는 삶을 살도록 하자.
추신__얼마 전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드니로, 스탤론 할배가 복싱대결을 펼치는 <그루지매치(Grudge Match)>를 봤다. 성난황소와 록키의 대결로 개봉 당시에도 화제가 됐었는데, 나는 보는 내내 어색하더라. 이게 다 <인턴> 때문이다. 갠적으로 드니로 할배는 <대부2> 보단 <성난황소> 때가 멋있고, 알 파치노와 맞장 뜨는 <히트>를 거쳐 지금은 더 멋진 할배가 되셨다. 점점 “관록미”가 생겨난다고 해야 하나..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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