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화 된 참된 믿음
공부하는 주요 목적은 지식(knowledge) 습득이다. 전통적 인식론에선 지식을 '인식적으로 정당한 참된 믿음'으로 정의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의 세 요소가 S가 P의 지식을 갖기 위한 필요 조건을 이루며, 이들이 아울러 충분조건을 이룬다(김기현 저, 현대인식론에서 인용).
* S는 P를 믿는다.
* P가 참이다.
* P를 믿는 것이 S에게 인식적으로 정당하다.
* 믿음조건: 한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실을 표현하는 명제를 믿는 것이 필수적이다.
* 진리조건: 믿음은 참일 때에만 지식이 될 수 있다.
* 인식정당성의 조건: 한 믿음이 참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근거에 토대하지 않고서는 지식이 될 수 없다.
더욱 발전된 정의(출처: http://elizabethsayre.blogspot.kr/2015/10/on-knowledge-and-justified-true-belief.html)
국어시간에 글 읽는 방법을 가르치다가, '비판적 읽기'란 게 등장했다. 교과서에선 비판적 읽기란 내용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주장과 근거가 타당한지 따져보는 것이라고 한다. 마침 위 내용이 생각 나서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었다. 공부하는 주된 이유는 결국 정당화 된 참된 믿음을 갖기 위함임을 이야기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이런 이야기에 익숙해서 비교적(?) 반짝이는 눈으로 경청하는 것 같았다. 이 정도는 5학년 아이들도 웬만큼 이해한다.
책이나 교과서에 등장하는 내용 중에도 틀린 내용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정당한 설명 없이 주입되는 내용도 많다. 맞는지 틀린지 따지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면 맹목적 믿음만 남는다. 맹목적 믿음만 남은 사람과는 논리적 대화가 어렵다. 여러분은 참된 지식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여기선 선생님도 자유로울 수 없다. 선생님이 하는 말 중에 참되지 않아 보이거나, 정당한 설명이 부족해 보이면 언제든 이야기해라. "질문 있는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끝.
2017.08.2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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