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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사회&문화

미생, 마왕을 추모하다.(5화)_민물장어의 꿈_신해철

by 라떼아범 2014. 11. 2.

(드라마 미생에서 '민물장어의 꿈'이 울려퍼졌다. 하마터면 놓칠 뻔 했다. 해당 장면을 몇차례 돌려보다 이렇게 편집하여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생이 마왕과 작별하는 법


요즘은 드라마 미생을 즐겨본다. TV가 없기 때문에 본방사수는 어렵고, 인터넷으로 늘 챙겨보고 있다. 

지난 10월31일(금)은 급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신해철의 발인이 있던 날. 

흔치 않은 '개념'드라마 [미생]은 5화의 한 장면에 [민물장어의 꿈]을 삽입하며 그를 추모하였다. 눈물 나게 고마운 제작진이다.

직접 영상을 편집하여 유튜브에 올려보았다.

어젯밤(22시쯤) 공유하였는데, 12시간 만에 500여명이 조회하였더라.

내가 올린 영상에 대한 이렇게 많은 관심(?)은 순전히 신해철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 때문일 것이다.


▼ 미생 5화(2014.10.31.)중 일부 편집


원곡은 다음에서 들어보자. 유튜브에 99년 버전이 있어서 링크한다.



고3, 민물장어의 꿈


민물장어의 꿈은 1999년 내가 고3일 때 [Monocrom]의 수록곡으로 발표된 곡이다. 
앨범이 발매되자마자 당연히 당장 구입하여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던 곡이기도 하다.
당시 친구들과 노래방을 간 적이 여러 번 있는데, 이 곡은 '해에게서 소년에게', 'Here, I stand for you'와 더불어 나의 애창곡이었다. 
아름다운 멜로디는 말할 것도 없고, 당시 고3 신분으로서 느끼는 가사의 울림은 간단치 않았다.

민물장어의 꿈 <가사>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 작사/작곡/편곡: 신해철



미생, 삼위일체


지난 해 다음웹툰으로도 재밌게 보아서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기대가 컸다. 

명불허전. 

원전에 충실한 것도, 원캐릭터에 걸맞는 적절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연기도 맘에 든다.


몇일 전 주문한 미생 전집을 공교롭게도 10월 31일 받았다.

이로써 삼위일체를 이뤘다.

웹툰, 드라마, 전집.

전집을 주문한 것은, 다시 생각해도 잘 한 일이다.


▼ 미생 전집(2014.


2014.11.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