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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142

맥그리거로부터 배우기: 메이웨더 vs. 맥그리거 배틀 이후. MayMc Battle, 맥그리거로부터 배우기 ▲ 출처: http://www.insight.co.kr/news/117621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배틀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한바탕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지만, 나 또한 본방사수를 위해 두세 시간을 성실하게 기다린 사람으로서 더는 할 말이 없다. 각각의 통장에 수천수백억이 꽂히는 데 불과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은 그저 황당할 따름이지만(어쩌겠는가. 그것이 슈퍼스타경제학의 원리인 것을..), 경기를 생방으로 지켜본 사람으로서, 맥그리거에게 배운 게 많아 여기에 적는다. 일단 간단히 감상평부터 해보자. 이번 경기는 의외로 맥그리거가 선전한 경기였다. 나는 그가 6회 정도에 KO 당할 줄 알았다. 메이웨더가 조심스럽게 플레이 한 면도 있겠.. 2017. 8. 29.
삶이 예술입니다: 백남준아트센터를 둘러보고. 삶이 예술입니다. 오늘 용인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를 돌아보고, 이어서 엄마를 만나러 바로 충주에 왔다. 백남준은 1억 짜리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을 부수어 버린 적이 있다. 바로 옆에선 어떤 잘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가 비명을 지르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에겐 이 퍼포먼스를 미리 알려주지 않았나 보다. 백남준은 생전에 바이올린 뿐 아니라 피아노 등 수많은 악기를 부수었는데, 이는 음악전공자였던 그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어쨌거나 부수었더니 예술이 되었다. 충주나들목에 도착하기 전 교통사고가 있었다. 구급차와 렉카가 괴상한 사이렌 소리를 내며 홍해를 가르기 시작했고, 나는 꼼짝도 못한 채 30분 이상 현장을 벗어날 수 없었다. 사고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을 지날 때쯤엔 이미 사고 .. 2017. 8. 29.
빌헬름 분트, 창의성도 일단 한 가지라도 똑바로 하고 난 그 다음이다. 빌헬름 분트, 창의성도 일단 한 가지라도 똑바로 하고 난 그 다음이다. 어떤 창의적 발상과 혁신이든 완전한 '무'에서 생겨나기보다는, 다양한 생각의 결합 또는 몇 가지 분야의 협력을 통해 비롯된다고 한다. 한 가지 차원의 생각이나 고립된 연구는 새로운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고도 여겨진다. 그래서 일종의 '경계인'이자 '잡종'과 같은 사람들이 그 어려운 일을 잘 해내는 예가 많다. ▲출처: 위키백과 19세기 독일에서 실험심리학이란 새로운 학문이 등장했는데, 이 분야를 열었던 빌헬름 분트(Wilhelm Wund, 1832-1920)는 원래 생리학자였다가 심리학으로 진입한 인물이다. 당시는 심리학이 과학이라기 보다는 철학의 한 분과로 인식되던 때인지라, 생리학자가 심리학을 한다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그.. 2017. 8. 20.
국영수교사 임용 싹뚝: 그들만의 승리와 모두의 패배 그들만의 승리와 모두의 패배 기사보기 클릭 ▲ '정의'와 '밥그릇'이 따로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의로움은 결국 누군가의 밥그릇을 지켜주는 일이고, 밥그릇을 잘 지키는 것이 곧 정의로운 일이라고 믿는다. 칸트는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이고,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다 했는데, 난 "정의 없는 밥그릇은 맹목이고, 밥그릇 없는 정의는 공허하다."고 말하겠다(대철학자에 묻어가기ㅋ). 교사 임용 문제가 밥그릇 싸움 문제로 비화될 때 우리는 늘 '정의로움'만을 강요 받아왔지만 그것이 꼭 '모두의 승리'를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결국 '밥그릇 싸움'에 능한 자에게 '그들만의 승리'가 돌아간다는 것을 이렇게 또 한 번 역사는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2017.08.15.화 2017. 8. 15.
[책] 아이를 찾습니다 아이를 찾습니다지금 막 서점에 들렀다. 자산을 좀 불려볼 요량으로 방학이 다 가기 전 재테크 책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라는 책을 읽어 본 이후 약 10년 만이다. (첨언하자면, 그 책으로 내 삶이 나아진 건 전혀 없다.ㅡㅡ)집에서 서점까지는 도보와 버스를 합쳐 20분 가량 걸린다. 그 와중에 페북이나 보고 있는데, 어떤 분의 포스팅에서 이런 내용을 봤다. 그분의 지인은 인세만으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던 분인데, 인세를 차곡차곡 모아 아파트를 샀더니 집값이 억대 이상 올랐다고 한다. 그러고 나니 그동안 벌어들인 인세와 글쓰기가 하찮아 보이더란다. 부동산 없는 글쓴이는 오늘도 열심히 집필하시겠다고 다짐한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분 말을 좀더 인용하면, 신은 질투가 심해서 우리에게 여러 가지 행운을 한꺼번에.. 2017. 8. 13.
테라로사 서종점은 백색소음(white noise)의 세렝게티였다. 어제 갔던 테라로사 서종점은 기존 건물을 개조했는지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특유의 격납고 같은 공간설계 때문인지 매우 적절한 백색소음을 만들어낸다. 공부이든 작업이든 완전한 적막보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도움이 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바, 챙겨간 책을 읽으며 그곳이야말로 진정 백색소음의 세렝게티라는 생각이 들더라. 차를 대기 위해 한참이나 눈치를 살피고, 20여분 줄을 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손에 쥔 뒤에도, 지하철에서나 볼법한 자리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전쟁터 같은 곳이었지만 의외의 매력이 숨어있었다. 아마도 그 소리를 잊지 못한 몸뚱아리는 또 다시 그곳을 찾지 않을까. 감각의 기억은 늘 이성을 압도하는 법이니.. 백두산에 가면 어김 없이 천지 물을 병에 담아 오듯, 나는 테라로사표 백색소음.. 2017. 8. 6.
[영화]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워머신(WarMachine)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워머신(WarMachine) 눈을 뜨자마자 누운 채로 영화를 봤다. 넷플릭스로 아이패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는 재미가 개꿀이다. 넷플릭스 컨텐츠가 제법 괜찮으니 무료기간이 지나도 계속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은 어서 검색부터 해보자. 페북,아마존,구글과 더불어 FANG 중 하나다.) 은 지나친 자의식으로 오만과 오판을 거듭하던 한 4성 장군의 등장과 몰락을 유쾌하게 풍자한 영화다. 처음 이 사람이 전쟁기계란 뜻인가 했는데, 전쟁을 치르는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말이란 걸 나중에 알게 됐다. . 넷플릭스에서 코미디로 분류해놓아 다소 당황했지만, 피트의 표정과 조깅모습이라든지 아프간대통령의 어설픔 등, 영화 곳곳에서 블랙코미디 냄새가 풍기긴 .. 2017. 7. 31.
여행에서 진짜 ‘이방인 되는 법’ 여행에서 진짜 ‘이방인 되는 법’ 여행을 왜 하느냐 물으면 그냥 재미, 휴식, 일상으로부터 탈출 등 다양한 대답이 나올텐데, 나는 오래 전 봤던 어떤 글 이후로 ‘이방인 되기’를 여행의 묘미로 답하곤 해왔다. 내가 사는 곳엔 나를 아는 이가 여럿 있지만, 여행지엔 날 아는 사람이 없으니 난 정말 이방인이 될 거란 발상이다. 이방인이 되면 평소 새로운 느낌과 생각, 새로운 시각이 싹틀 거란 기대도 가졌다. 그런데 요즘 이 생각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어느 여행지를 가서도 내가 이방인이 ‘되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이방인도 아무나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이른바 ’존재감’이 있어야 이방인도 된다. 이방인이란 예기치 않은 표류로 낯선 땅에 불시착했던 하멜과 같은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말이다. .. 2017. 7. 29.
[영화]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덩케르크(Dinkirk) 덩케르크 감상평(어제 저녁 때 보고, 출근 후 시간이 좀 남아 적어봄. 스포 있는 것 같음) . #1. 담담함.일단 담담해서 좋다. 함께 본 사람들은 기대했던 큰 거 한방이 없어 아쉬웠다고 하던데, 난 감정을 끓어올리는 영화는 질색이다. 예의 전쟁영화에서 인물과 상황을 지나치게 감동적으로 흥분되게 묘사한다. 전장을 그저 비참하고 처절한 비극으로 간주하는 나에겐 잘 맞지 않는 방식이다. 그런 면에선 시종일관 도망 다니며 용케 살아남는 나약한 존재로 그려지는 주인공(토미 이병)의 모습이 전장의 실상과는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의 담담함은 여러 장면에서 드러나는데 기억나는 두 가지만. . 문스톤(Moonstone)호를 이끌고 기꺼이 전장으로 향한 아버지와 아들. 엄마는 보이지 않는다. 괜히 따라 나섰.. 2017.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