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142 [드라마]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스토브리그 #3(13,14회). “긍지”와 역할> 바이킹스 김종무 단장을 설득하기 위해 팰리컨스의 오사훈 단장과 드림즈의 백승수 단장은 정반대의 전략을 준비한다. 오사훈 단장은 올해 계약이 끝나는 김종무 단장의 안위를 생각해 약물파동으로 많은 선수를 잃은 바이킹스야말로 올시즌 좋은 성적울 거둬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백승수는 김종무 단장은 자신의 안위(사익)를 위해 팀의 리빌딩(공익)을 포기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과연 승자는? 개차반 인성으로 내내 백승수와 갈등을 빚다 바이킹스로 트레이드 돼서도 팀에 융화되지 못하던 임동규. 그동안 온갖 나쁜 짓은 다 하더니만 시청자와 백승수를 당황케 하는 의외의 모습이 있었다. 드림즈의 프랜차이즈였던 본인의 유일한 기쁨은 자신을 응원해주는 고향팬과 그에 대한 보담이었다는 것. 그래서 가장 늦게 퇴근하고 팬서비스도.. 2020. 2. 12. [영화]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남산의 부장들(치명적 스포일러 포함) 요 근래 을 호평하는 포스팅이 많았다. 출연진도 화려했기에 기대감을 안고 동네 CGV를 찾았다. 재미있게 봤지만 ‘나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영화는 10.26사건이 일어나기까지 국내외 정국과 중정부장 김규평의 고뇌와 결단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건의 트리거는 전 중정부장 박용각의 폭로였으니, 결국 발단은 전 부장이 마무리는 현 부장이 나눠 맡는 구도다. 제목 만큼이나 두 부장의 활약은 괜찮았다. 너무 완벽하지 않고 적당히 나약하게 그려낸 김규평은 마음에 든다. 폭주하는 대통령과 경호실장을 향해 나름의 소신을 지키는 모습이나 충성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면이 그렇다.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고 고민하다 결국 일을 저지르는 과정에서도 미숙한 모습을 제법 노출하는 것도 그렇다. 역사적 사건은 왠지 계획적이고 .. 2020. 2. 2. [드라마]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스토브리그 #2. 스토브리그 감상평 #2. 입체 스토리이건 인물이건 상황이건 드라마의 설정은 입체적일 때 재미가 더하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 상반된 성격을 고루 갖춰야 그럴싸하지, 단순한 선악 구도 또는 비슷한 것들의 기계적 나열은 지루함만 준다(마블 빼고ㅋ). 세계인이 영화 조커에 흥분한 이유도 조커가 ‘당연한 악당’이 아니었기 때문이듯이. 스토브리그 배경은 만년 꼴찌인 지방의 한 프로팀이다. 야구는 가장 인기 있는 ‘메이져’ 스포츠인데, 하필 가장 못나가는 ‘마이너’ 팀을 골라 반전을 이룬다. 기회만 되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연고지를 옮기고 싶어하는 팀이 많고, 수도권farm과 지방farm 사이에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시점이니 딱 맞는 설정이다. 단장은 맡는 팀마다 우승으로 이끈 능력자다. 그런데 하나 같이.. 2020. 1. 27. [드라마]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스토브리그 #1. 스토브리그 감상평 #1. 얼마 전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스토브리그를 추천한다. (조금 늦었지만) 다시보기에 처음 접속한 것이 지지난 주 금요일(1월10일)이다. 광주 가는 차 안에서 세 편 정도 보고 도착해서 서너 편을 마저 봤다. 근데 웬걸! 이미 종영된 줄 알았는데, 아직 7편밖에 안 나왔자나. 16부작이니 앞으로 한 달을 더 봐야 한다. 가뜩이나 기다리는 게 싫어서 드라마를 안 보는데 이거 어쩐다. 다행이 그날 저녁이 8회하는 날이다.ㅎ 게다가 7회까지 열심히 보고 나니 얼추 10시가 다 됐다. 호텔에 누워 편안히 8회를 시청했다. 우와 이거 개꾸르잼이다~ 다음 날까지 기다리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토요일은 담양에서 죽녹원 돌고 떡갈비 먹고 다시 상경하느라 시간이 금세 지나긴 했지만, 드라마.. 2020. 1. 27. [영화] 본질을 비껴가는 반통찰 즉흥평론: (늦은감 있지만) 기생충 그때가 가장 화제가 되던 때였으니 영화를 본 지는 제법 지난 편인데, 영화 보고 바로 적어뒀던 게 아까워서 올려 둔다. (인물은 배우 이름으로 썼으며, 다송이만 극중 이름이다.) #. 아래로 아래로 영화가 계층관계를 반지하와 저택이라는 수직적 상징물을 통해 드러낸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수직적 배치가 질리도록 등장할 줄은 몰랐다. 강호의 반지하는 보통의 극빈층 삶과 동일시되던 달동네(높은곳에 위치)에 있지 않았다. 탈출한 강호 가족은 계속 아래로 아래로 뛰어야 했다. 저택이 저렇게 높은 곳에 있었는지, 반지하는 또 얼마나 깊은 곳이었는지 그제서야 알았다. 드디어 차고문을 나서며 잠시 들었던 안도는 이내 불안으로 바뀌고, 공포는 곧 현실이 된다. 가장 낮은 곳까지 달려 도착한 막다른 곳에 그들의.. 2019. 6. 30. 커피 한 번 더 흘리기 커피 한 번 더 흘리기 방금 막 노트북에 커피를 흘렸다. 부랴부랴 냅킨을 가져다 키보드 사이로 스며드는 커피를 닦아내던 중 언제 흘렸는지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커피자국을 발견했다. 마른 냅킨으로 쓱쓱 문질러봤지만 워낙 오래 묵은 때가 쉽게 닦이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흘린 커피가 묻어 젖은 냅킨으로 몇 차례 더 힘을 주었더니 이번엔 깨끗하게 닦여지더라. 우리에게 묻은 때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언젠가 어떻게 묻었는지 모르는 얼룩들은 우리도 모르게 우리 몸과 마음 곳곳에 찌든때처럼 새겨져 있다. 그걸 닦려면 때론 또다시 새로운 얼룩을 묻혀 나를 더렵혀야 할 때도 있다. 그때 비로소 원래 있던 얼룩을 다시 발견하고 함께 닦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기치 않은 실수로 나의 치부가 드러나거나 오래 전 고친 .. 2018. 3. 18. No Smoking 대신 On Smoking! No Smoking 대신 On Smoking! 흡연을 3단계로 구분한다고 한다. 1단계는 본인이 직접 피우는 것. 2단계는 옆사람의 담배연기를 흡입하는 것. 3단계는 흡연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다. 간과하기 쉬운 건 3단계 흡연이다. 1,2단계는 본인의 의지로 충분히 피할 여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3단계 흡연까지 원청봉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3단계 흡연은 흡연자와 함께 있는 것 뿐 아니라, 그가 생활하거나 머물렀던 공간을 공유하는 것도 포함한다. 흡연자가 쓰던 침구나 가구에서 다량의 니코틴과 타르가 발견된다고 하고, 아직도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미개인들 때문에 많은 공중화장실은 흔한 3차 흡연 구역이다. 따라서 누가 담배를 피우는지 식별하여 그의 접근을 미리 차단하고 그가 잠시라도 머문 곳을 .. 2017. 9. 27. R.I.P. 마광수 (1951년 4월 14일 ~ 2017년 9월 5일) R.I.P. 마광수 (1951년 4월 14일 ~ 2017년 9월 5일) 지난 해 2월, 영화 를 무척 감동적으로 봤다. 본래는 그저그런 신파극인 줄 알고 지나칠 뻔 했는데, 영화가 윤동주의 정서 ‘부끄러움’을 잘 다뤘다는 평을 우연히 보고는 보기로 결정했다. 동무이자 사촌 몽규를 향한 동주의 동경과 부끄러움이 영화를 이끌며 큰 울림을 준다. 내가 웬만해선 안 우는데, 쪼끔 눈물도 맺혔다. 영화를 본 후 조금 더 찾아보니, 그 ‘부끄러움’이란 정서를 처음 제안한 이가 다름 아닌 마광수 교수였다. 바로 그 박사논문(1984)은 높은 완성도 덕분에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었다. 그의 윤동주 연구는 이후 학계에서 주류해석으로 받아들여졌고, 윤동주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되었다. 교과서에서 윤동주를 배운 사람.. 2017. 9. 5. '가족의 탄생'에서 '탈가족주의'로 '가족의 탄생'에서 '가족주의의 해체'로 호모에렉투스에게는 결혼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그들 집단에서는 사실상 자유스런 짝짓기가 성행했고 그 이유로 엄마 아빠가 정확히 누구인지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했거나 무의미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시대 집단의 성격을 '씨족'을 기반으로 한 혈연공동체라고 부른다. 무리 내에서 혈연적으로 가까운 남녀끼리 폐쇄적 짝짓기가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오늘날 기준으로는 사실상 근친 간 짝짓기가 통제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배경에서 그들에겐 가족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 같다. 호모사피엔스(현생인류)는 결혼이란 걸 했다고 전한다. 1부1처 개념이나 정서적, 제도적으로 근친을 금기시하는 문화도 어떤 필요에 의해 일부 생겨났다. 호모에렉투스와 .. 2017. 8. 31. 이전 1 ··· 4 5 6 7 8 9 10 ··· 16 다음